30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진해운 관련 국책·시중은행들의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1조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산업은행의 위험노출액이 6,660억원으로 가장 많고 KEB하나은행(890억원), NH농협은행(850억원), 우리은행(690억원), KB국민은행(530억원), 수출입은행(500억원) 순이다. 부산은행(80억원)과 수협은행(1억원) 등도 한진해운에 여신을 제공했으며 저축은행을 비롯한 제2금융권의 신용공여액은 약 1,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은행들은 관련 여신을 모두 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 은행 여신 건전성은 위험성이 낮은 순서대로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 5단계로 나뉘며 이 중 법정관리에 들어간 업체의 여신은 100%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추정손실로 분류된다.
은행들은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해 상당한 충당금을 쌓은 상태다. 익스포저가 가장 큰 산업은행의 경우 한진해운 여신을 추정손실로 분류해 100% 충당금을 적립한 상태라 추가 손실이 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은행은 회수의문으로 설정해 약 90%의 충당금을 적립해놓았으며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또한 한진해운 관련 여신을 회수의문으로 분류, 충당금을 100% 가까이 쌓아놓았다. 수출입은행의 경우 약 500억원의 여신을 정상으로 분류해놓기는 했지만 대한항공 보증을 통한 영구사채이기 때문에 대한항공에서 전액 돌려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신용보증기금도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통해 약 4,000억원 규모의 한진해운 채권을 보유하고 있으나 충당금을 대부분 적립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중 가장 여신 규모가 큰 KEB하나은행의 경우 여신 건전성을 고정으로 분류해 이미 절반가량을 충당금으로 쌓아놓았다.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은행들 사이에서는 몇 주 전부터 ‘한진해운이 어려울 것 같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며 “미리 대비해놓았기 때문에 충당금 관련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