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30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의 초청을 수락했다”며 “내일(31일) 그와의 회동을 매우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멕시코 대통령실은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지난 26일 초청한 바 있다.
트럼프는 멕시코 북쪽 지역과 국경을 접한 애리조나주에서 31일 자신의 이민정책을 발표하기 전에 멕시코를 찾는다. 트럼프는 그동안 국경을 넘어오는 멕시코 불법이민자들을 강간범 혹은 범죄자들로 표현해 멕시코 국민들은 물론 정치인들에게도 강력한 반발을 사왔다.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한때 트럼프를 ‘히틀러’나 ‘무솔리니’에 비유하며 비난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최근 백인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히스패닉 유권자의 표심을 얻기 위해 강경한 이민정책 완화를 시사했다가 보수 백인 지지층의 비판에 직면하자 “강경한 이민정책에는 변화가 없다”고 수습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은 트럼프의 멕시코 방문을 새 선거대책위원장인 스티브 배넌이 주도했으며 그가 포퓰리즘적인 기존 정책을 고수하라고 조언해 트럼프의 멕시코 방문은 또 하나의 쇼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폄하했다. 멕시코 국민들이 31일 트럼프 방문에 대해 대규모 항의시위를 벌이면 예정된 회동이 막판 무산될 수도 있는데다 트럼프 선거캠프 측은 이 같은 상황도 선거전략에 나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