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구글 넘어선 태양광 드론 지원 끊겨 좌초 위기라니

세계 세 번째로 성층권 비행에 성공할 정도로 앞선 기술력을 갖춘 우리의 고(高)고도 태양광 무인기(드론) 사업이 후속 개발예산이 잡히지 않아 좌초 위기에 빠졌다. 1일자 서울경제신문을 보면 미래창조과학부가 2010년부터 지원해온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고고도 태양광 드론 개발 프로젝트가 지난해 말 끝났다. 정부가 지금 당장 후속지원에 나선다고 해도 사업제안 등 과정을 밟아 실제 지원하기까지는 최소 2년 이상 걸려 이번 정부에서는 사실상 프로젝트를 접어야 한다.


고고도 태양광 드론은 저궤도 인공위성을 대체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다. 우리나라가 2013년에 쏘아 올린 ‘아리랑 5호’의 경우 개발 및 제작에만도 2,300억원 이상이 들어갔고 발사비용도 300억원이 넘었다. 지난달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성층권 비행에 성공한 고고도 태양광 드론 ‘EAV-3’는 개발에 수십억원, 제작에 2,000만원이 들어갔고 발사비용은 없다. 쓰임새도 다양해 구글은 고고도 태양광 드론을 공중에 띄워 5세대(G) 이동통신용 전파신호를 쏘는 실험을 하고 있을 정도다. 세계 각국은 고고도 드론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이미 1970년대부터 고고도 태양광 드론 개발을 시작해 민관이 수조원대 투자를 했다. 영국 국방부는 자국산 고고도 태양광 드론인 ‘제퍼’ 구매를 위해 1,060만파운드(155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기사



각국이 시장 선점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판에 드론 개발과정에 2년이나 구멍이 생길 경우 시장은 없어진다고 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드론 개발의 골든타임을 놓쳐 10년 가까이 뒤처진 뼈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많은 지역이 비행금지 구역으로 묶여 있고 관측 등을 제외한 다른 목적으로는 드론이 활용되지 않는 등 과도한 규제로 중국 등 드론 선진국에 선수를 빼앗겼다. 고고도 태양광 드론만큼은 그래서는 안 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