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뒤통수 맞은 中 석탄·철강산업 공급개혁

조업일수 강제 단축 조치에

경쟁력 있는 기업 생산성 뚝

부실기업은 금융지원으로 연명

중국 당국의 석탄과 철강 등 과잉산업 분야에 대한 구조조정이 오히려 퇴출돼야 할 부실기업들을 연명시키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로벌 투자은행(IB) 맥쿼리의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정부의 조업일수 강제단축으로 석탄·철강 분야의 경쟁력 있는 기업의 생산성이 낮아진 반면 부실기업들은 정부의 부채경감 등 금융지원으로 생명이 연장되는 공급개혁 역효과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맥쿼리는 중국 당국이 올 초 탄광 조업일수를 330일에서 276일로 강제 단축하는 조치를 시행한 후 경쟁력 있는 기업들은 조업일 감축으로 생산력이 낮아진 반면 부실기업들은 오히려 구제금융의 혜택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급개혁이 정작 부실기업 정리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중국의 석탄 감축량은 지난 7월 말 현재 올 목표치의 38%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더딘 공급개혁으로 정부가 올해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해고노동자 지원 비용으로 책정한 1,000억위안 가운데 현재 307억위안만 집행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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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철강 기업의 경우 최근 일부 회복 기미가 보이지만 이는 정부의 구조조정 효과가 아니라 경기부양책에 따른 일부 수요증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FT는 이어 당국이 부실 석탄·철강 기업에 대한 채무조정 계획을 최근 잇따라 발표하면서 은행의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자칫 은행들이 구조조정의 최대 패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중국 당국이 은행들에 부실기업들을 구제하라는 지시를 내린 영향으로 금융권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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