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은 6일 오후9시(한국시각) 말레이시아 세렘반에서 시리아와 2018러시아월드컵 최종 예선 2차전을 벌인다. 이어 다음 달 6일 카타르와 홈경기를 치르며 닷새 뒤엔 지옥의 이란 원정이 예정돼있다. 껄끄러운 중동팀들과의 초반 3연전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좌우할 첫 번째 분수령이다.
시리아는 중동의 복병으로 꼽힌다. 국제축구연맹(FIFA)랭킹은 105위에 불과하지만 월드컵 2차 예선 E조에서 6승2패(26득점 11실점)로 2위에 올랐다. 2패는 모두 일본에 당한 것이다. 홈에서 0대3, 원정에서 0대5로 졌다.
한국도 일본 못지않은 대승으로 시리아를 잡고 분위기 전환을 꾀해야 할 상황이다. 지난 1일 대표팀은 중국을 꺾고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지만 3대0으로 앞서다 후반 중반 이후 두 골을 내줘 찜찜한 뒷맛을 남겼다. 중국전에서 활약한 공격수 손흥민(토트넘)이 소속팀 요청으로 복귀한 상황이라 스무 살 공격수 황희찬(잘츠부르크)의 어깨에 무게가 실린다.
17세 이하(U-17) 대표팀에서 7경기 7골, U-20에서 12경기 6골을 기록한 황희찬은 지난달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독일전에서 골을 넣는 등 8강 주역으로 활약해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의 호출까지 받았다. 대형 공격수 재목으로 평가받는 그는 A매치 데뷔전이었던 중국전에선 후반 34분 투입돼 뭔가를 보여줄 시간이 부족했다. 그러나 시리아전엔 원톱으로 선발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 황희찬이 아닐 경우 중국전 2도움의 주인공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손흥민 대체선수로 선발된 황의조(성남) 등 카드는 여럿 있다. 특히 지동원은 2010년 시리아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린 좋은 기억이 있다.
시리아는 내전 등 불안한 국내 정세 탓에 정상적으로 홈경기를 치를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과의 경기 장소를 말레이시아로 옮긴 이유다. 이후 남은 네 차례 홈경기를 아예 포기할 가능성도 있어 시리아전 다득점이 절실한 쪽은 한국이다. 경기 포기 사태가 나오면 상대팀의 3대0 몰수승으로 처리되기 때문이다.
세트피스 플레이가 위협적인 시리아도 중국처럼 수비를 두껍게 세우고 역습을 노리는 전략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 2차 예선에서 7골을 몰아친 오마르 카르빈(아랍에미리트 알다프라)이 역습의 선봉이다. 3승2무1패로 시리아와의 역대 전적에서 앞서는 있지만 3승 중 2승이 1골 차 승리일 정도로 쉽지 않은 승부를 펼쳤던 한국은 다득점에 앞서 수비 조직력 강화가 더 시급한 숙제다. 슈틸리케 감독은 5일 공식 기자회견에 수비수 오재석(감바 오사카)을 대동해 수비진 기 살리기에 나섰다. 오재석은 A매치 데뷔전이던 중국전에서 실점의 빌미가 되는 한 차례 헤딩 실수를 저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