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이재명·박원순도 출사표...판 커지는 野 대권경쟁

이재명 "혁명적 변화 역할할 것"

박원순 "시대교체 절박한 상황"

"野 결집효과" vs "분열 촉매"

'문재인 대세론' 득실 의견 분분



‘문재인 대세론’에 갇혀 있는 야권에 유력 대선 주자들이 최근 잇따라 출마선언을 하면서 판이 커지고 있다.

6일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문재인 전 대표가 유력한 대권 주자로 굳어가던 더불어민주당 대선 구도에서 김부겸 의원이 가세하며 물꼬를 튼 후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고 나왔다. 이재명 시장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해왔지만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의 ‘혁명적 변화’를 위해 저에게 요구되는 역할을 다하겠다”며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 시장은 1박2일간 광주 방문 일정을 마친 후 “저의 사회적인 어머니 광주를 떠나며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여기에 박원순 서울시장도 사실상 내년 대권 도전 의지를 밝혔다. 박 시장은 미국 순방 중인 지난 5일 교민·유학생 간담회에서 “시대를 교체하고, 미래를 교체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라며 “한 개인이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적어도 정권교체가 답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대선 주자처럼 명확히 “출마”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출마 의지를 굳힌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문재인 대세론’으로 기울던 야권 대선 후보 경쟁에 잠룡들이 잇따라 뛰어들면서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분석과 워낙 강고한 ‘문재인 대세론’을 꺾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함께 나온다. 후자의 경우 오히려 야권 진영의 분열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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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문재인 대세론’이 강한 상황에서 여러 후보들이 경선에 뛰어들 경우 야권 결집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관측이다. 패배한 후보들을 ‘문재인 대세론’에 묶어두는 효과도 있다. 실제 문재인 전 측근 그룹은 판을 키워 ‘문재인 대세론’을 조기에 굳힌 후 함께 경쟁한 후보는 물론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나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손을 잡으며 외연을 확대하는 그림을 그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 제기되는 여당의 친박 세력과 야당의 친문 세력을 제외한 세력이 헤쳐 모이는 식의 ‘제3지대론’ 논의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1강 구도의 야당 대선 구도에 여러 명의 후보들이 나와 경쟁하는 것은 야권 결집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문 전 대표 측은 조기 경선을 통해 ‘문재인 대세론’을 굳힌 다음 내년 본선을 위한 외연 확대에 나서는 전략이 먹혀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세론’이라는 결과가 뻔한 경선 구도에서 다자경쟁이 되더라도 오히려 야당 진영이 갈라지는 촉매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시장과 최근 정계복귀를 선언한 손학규 전 상임고문 등 원외 후보들 입장에서는 당내 대선 경쟁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벌어진다면 굳이 참여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중립지대에 머물다 ‘제3지대론’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남아 있는 것이다. 익명을 원한 한 정치전문가는 “문 전 대표 측이 자신에게 불리하다 싶을 정도의 룰을 적용해 경선을 치르게 되면 오히려 시너지 효과가 더 커질 것”이라며 “그러나 문 전 대표 측이 전혀 그런 의지가 없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여권이 친박·비박 갈등으로 균열되고 야권이 친문·비문으로 갈라지면 오히려 안철수 전 대표의 ‘제3지대론’이 영향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홍길·박형윤기자. 뉴욕=손철특파원 what@sedaily.com

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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