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제동 걸린 600억원 한진해운 지원…대한항공 “당분간 쉽지 않다”

대한항공 이사회, 담보 확보 후 지원하기로

6개 해외 금융 기관 및 대주주 동의 필요해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도

한진해운 사태로 빚어진 물류 차질을 해소하기 위해 현대상선의 첫 대체선박 현대 포워드호가 9일 부산항 신항에 들어와 화물을 선적하고 있다. /연합뉴스한진해운 사태로 빚어진 물류 차질을 해소하기 위해 현대상선의 첫 대체선박 현대 포워드호가 9일 부산항 신항에 들어와 화물을 선적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진그룹이 한진해운에 투입하려던 지원금 600억원이 결국 이사회 반대로 제동이 걸렸다. 대한항공 이사회는 자금 지원을 위해 세 차례 논의를 거쳤지만 배임으로 인한 법적문제, 채권회수 가능성 등의 이유로 “당분간 지원이 어렵다”는 결정을 내렸다.

10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한진해운 600억원 지원과 관련해 롱비치터미널의 담보를 선 취득한 후 한진해운에 대여하는 것으로 최종 의견을 모았다. 대한항공 이사회는 “배임으로 인한 법적 문제, 채권회수 가능성 등에 대해 9월 8일부터 10일까지 세차례에 걸쳐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쳤다”며 “그 결과 회사는 자금 지원의 시급성을 감안해 선 지원 후 담보로 즉시 진행하고자 했으나, 배임 등 법적 문제 관련 장시간 토의 끝에 담보 확보 및 후 지원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사회 결정에 따라 당분간 한진해운에 자금 수혈은 힘들게 됐다. 한진해운은 롱비치터미널 지분 54%를 가지고 있으나 담보 대출 중인 6개 해외 금융기관 및 또 다른 대주주인 MSC(46% 지분) 의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사실상 당분간 자금 지원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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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이사회는 앞서 두 차례 이사회에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대한항공 사측과 사외이사 간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한진해운발(發) 물류대란을 막기 위해 결자해지에 나선 한진그룹이지만 이사회 갈등으로 지원 시점이 불투명해지면서 물류 피해는 더욱 불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하루하루 피해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담보 확보 후 자금 지원이 이뤄지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그로 인한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진그룹은 지난 6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재 400억원을 포함해 총 1,000억원을 자체 조달해 한진해운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진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이 지분 54%를 보유한 자회사 TTI가 운영하는 해외 터미널 지분과 채권 등을 담보로 600억원을 대여하는 방식으로 한진해운을 돕기로 했다. 조 회장이 출연하기로 한 사재 400억원은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통해 충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은 현재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주식 1,054만344주(17.81%)를 보유하고 있다.

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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