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동성 결혼 합법화에 대한 찬반 시위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반(反) 동성애 집단의 행진을 막아선 소년의 사진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0일 멕시코에서는 동성 결혼 합법화에 반대하는 대규모 행진이 있었다. 멕시코 보수단체 ‘국민 가족 전선’ (National Family Front)이 기획한 행진은 19개 주에서 열렸으며, 참가자들은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는 헌법 수정안에 반대했다.
이날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과나후아토 주 셀레야에서 시위대를 막아선 한 소년의 사진이었다.
13일 미국 온라인 매체 버즈피드에 따르면 멕시코 지역지의 사진기자 마누엘 로드리게스가 찍어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이 사진은 게시 몇 시간 만에 멕시코 내 인기 게시물이 됐다.
로드리게스는 버즈피드 멕시코와의 인터뷰에서 “몇몇 매체의 기자들과 다리 위에 모여있었다”며 “이 작은 소년이 시위대를 향해 걸어가며 팔을 벌려 멈추라는 신호를 보내는 모습이 시선을 끌었다”고 밝혔다.
이어 “소년은 맞닥뜨린 시위대에 의해 한쪽으로 밀려났다”고 전한 로드리게스는 “소년은 시장으로 향했고, 나는 재빨리 따라가 그가 단지 놀고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그런 행동을 한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물었다”고 밝혔다. 로드리게스에 따르면 세자르라는 이름의 이 소년은 삼촌이 동성애자인데, 사람들이 삼촌을 증오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이 시위는 증오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로드리게스는 소년에게 더 많은 질문을 하고 싶었지만, 소년의 어머니가 그를 데려가 그럴 수 없었다며 “12살 정도밖에 되지 않은 소년이 그를 표현한 방식은 나를 정말 감동시켰다”고 전했다.
로드리게스는 사진을 공식적으로 보도하지 않고 페이스북 개인 계정에 올린 이유에 대해서는 “나는 개인적으로 ‘국민 가족 전선’의 시위에 반대하지만, 언론인으로서 특정한 입장에 설 수 없기 때문에 개인 계정에 올렸다”고 밝혔다.
로드리게스가 올린 이 소년의 사진은 얼마 가지 않아 논란의 대상이 됐다. 사진의 공정성과 진위 여부가 문제가 되고 있다.
한 페이스북 이용자는 “뉴스를 전달하는 매체 (소속의 기자)가 서로 다른 의견에 공정하지 않고 이렇게 치우친 것이 나를 슬프게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마치 누군가가 사람들을 그렇게 하도록 시킨 것처럼 좋은 각도와 정확한 타이밍에 찍힌 좋은 사진”이라고 비아냥대며 사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로드리게스는 “사진과 글에는 소년이 직접 한 말이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사진이 가짜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면서도 “나에게 그런 조작을 할 만한 돈이 어디 있느냐”며 항변했다. 그는 “내가 소년에게 돈을 주고 시켰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할 말은 나 같은 지역지의 언론인은 교통비와 식비에 쓸 돈도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