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시리아 "美 연합군 폭격에 정부군 수백명 사상"

美 "IS 공습 중 오폭" 해명에도

러·시리아 긴급 안보리회의 소집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공습을 벌이던 미국 주도 연합군이 17일(현지시간) 시리아 육군기지를 폭격해 수백 명의 시리아 정부군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진위를 조사 중이며 폭격이 사실로 드러나더라도 이는 IS를 겨냥한 공습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벌어진 오폭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후원자인 러시아는 미국이 시리아 정부와 대립하는 IS 세력을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시리아군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을 주축으로 한 연합군 폭격기들이 시리아 동부 데이르에조르 공항 인근의 시리아 육군기지를 공습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도 이날 성명에서 IS에 포위된 시리아군이 네 차례에 걸친 서방 연합군의 공습으로 62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사망자가 83명, 부상자도 120명에 달했다고 집계했다. 유엔은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의 요구로 이날 오후 긴급 안보리 비공개회의를 개최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러시아로부터 “(공습의) 표적이 된 병력과 차량 일부가 시리아군 소속일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통지받은 즉시 공습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데이르에조르는 시리아 내전의 주무대인 서부 인구밀집 지역과는 떨어진 곳으로 IS가 대부분을 장악했지만 일부 시리아 군사시설이 산재해 있다.


WP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과 러시아 간에 가장 적대적인 외교공방이 벌어지고 있다며 시리아 내전을 둘러싼 양국 간 휴전 합의가 붕괴 직전에 놓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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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와 러시아는 미국의 의도에 강한 의혹을 제기하며 포문을 열었다.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대사는 이번 공습이 미국이 시리아 정부와 내전을 벌이는 IS와 알카에다 연계조직을 지원하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며, 특히 러시아와 미국이 IS와 공동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합의한 시리아 휴전기간이 끝나기 불과 이틀 전에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은 “(우발적) 사고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12일 미국과 러시아가 합의한 시리아 휴전 지속 여부에 대해서도 “매우 큰 물음표가 붙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인명손실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도 “러시아의 긴급 유엔 안보리 소집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행위(stunt)”라고 비판했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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