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미래에셋發 ETF 수수료 인하경쟁 2라운드

레버리지·인버스 보수 7분의1 수준 내려

ETF 부동의 1위 삼성운용 추격 초강수

연초엔 삼성 코덱스200 수수료 인하 선제 공격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업계 최저보수로 반격에 나섰다. 삼성자산운용이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는 ETF 시장에서 미래에셋이 이번에는 먼저 선전포고를 하고 전쟁에 나선 셈이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이 미래에셋대우와 합병한 후 업계 1위로 올라서며 증시 대표상품 시장에서도 1위에 오르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일 코스피200 등 시장 대표지수 ETF에 이어 이번에는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보수를 6분의1 수준으로 파격 인하했다. 미래에셋의 레버리지 ETF 대표상품인 ‘TIGER레버리지’와 ‘TIGER인버스’의 총보수를 연 0.59%(59bp)에서 0.09%(9bp)로 대폭 인하한다고 밝혔다. 기존 업계 레버리지 ETF 보수가 0.3~0.64%, 인버스 ETF가 0.15~0.64%였던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수준이다.

미래에셋의 이번 보수 인하는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초강수로 해석된다. ETF는 특정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인 만큼 펀드 간 성과 차이가 크지 않아 저렴한 보수가 장기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특히 올 들어 액티브펀드의 부진한 수익률에 실망한 기관투자가들이 ETF를 비롯한 패시브펀드로 눈을 돌리면서 운용사 간 보수 인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에셋의 보수 인하는 상당히 공격적인 경영전략이다.


ETF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미래에셋은 업계 선두인 삼성을 따라잡기 위해 낮은 수수료로 시장 지배력을 늘려가는 전략을 펼쳐왔다. 미래에셋은 올해 초 삼성이 ‘KODEX200’ ETF 보수를 0.26%에서 0.15%로 내리자 한 달 만에 ‘TIGER200’ ETF의 보수를 0.09%에서 0.05%로 조정했다. 앞서 삼성이 2002년 ‘KODEX200’ ETF를 출시한 후 10년 동안 시장을 70% 이상 선점하는 가운데 2008년 ‘TIGER200’ ETF를 내놓은 미래에셋은 당시에도 최저 수수료를 제시하며 격차를 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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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보수 인하는 올해 ETF 시장이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위주로 흘러가면서 삼성과 차이가 더 벌어지자 미래에셋이 한층 공격적인 전략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기준 삼성KODEX레버리지 ETF의 순자산총액은 1조2,065억원인 데 반해 미래에셋TIGER레버리지 ETF는 525억원으로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차이가 크다. 인버스ETF도 삼성이 2조1,023억원, 미래에셋이 591억원 수준이다. 한 대형 운용사 임원은 “레버리지·인버스 ETF 시장에서 삼성 코덱스의 지배력이 독보적이라 미래에셋 입장에서는 단기간에 따라잡을 수 있는 강력한 한방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이번 보수 인하로 삼성과 보수가 50bp 이상 차이가 나게 돼 상대적으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레버리지·인버스 ETF 규모가 커지면 다른 ETF 자산 증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TIGER인버스 ETF의 경우 포트폴리오에 단기통안채 ETF 등 다른 ETF도 넣기 때문에 인버스 ETF의 점유율이 커지면 따라 커질 수 있는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래에셋의 공격에 삼성은 당분간 레버리지·인버스 ETF를 비롯한 ETF 상품의 보수 인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레버리지·인버스의 경우 장기투자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보수 인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일정 수준 규모의 경제가 형성된 후 보수를 조정하는 등 합리적인 가격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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