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에 소환돼 18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1일 새벽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나서며 차량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신동빈(61·사진) 롯데그룹 회장이 검찰 조사에서 계열사 비자금 조성 등 각종 혐의에 대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검찰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20일 검찰 소환 조사에서 대체적인 사실관계는 시인하면서도 일부에 대해서는 지시하고 보고를 받거나 관여하지 않았고 범의(범죄 의도)는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롯데건설의 수백억대 비자금 조성 과정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이 대표로 있었던 시기의 롯데케미칼 세금 환급 소송 사기 의혹에 대해서는 “소송은 알고 있었지만 불법 여부는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너 일가의 부당 급여 수령 의혹과 관련해서는 급여가 전달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다소간의 역할은 있지 않았겠느냐’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전날 자정께 조사를 마친 뒤 160여쪽에 달하는 자신의 조서 내용을 4시간 넘게 세밀하게 열람했다. 신 회장이 한국어 독해에 어려움을 겪어 동행한 변호사가 조서를 일일이 읽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신 회장에 대한 조서를 검토한 뒤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결정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재계 5위이자 유통기업인 롯데그룹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영장 청구를) 경솔하게 결정할 수 없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경제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경영권 분쟁 우려’ 주장에 대해서는 “이런 문제가 벌어질 때마다 그런 이유로 면책을 해줘야 한다는 말이냐”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