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대한항공 600억 지원 확정] 한진해운 청산 위기서 기사회생하나

총 1,100억 확보... 하역작업 속도 낼 듯

물류대란 해소 위해 "산은 지원 나서야"목소리도

대한항공 사외이사를 포함한 임원들이 21일 밤 한진해운 지원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긴급 이사회 참석차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본사로 들어서고 있다./권욱기자대한항공 사외이사를 포함한 임원들이 21일 밤 한진해운 지원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긴급 이사회 참석차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본사로 들어서고 있다./권욱기자


대한항공 이사회가 진통 끝에 한진해운에 대한 600억원 지원을 의결하면서 최악으로 치닫던 물류대란은 일단 한고비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는 물류대란이 길어질수록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실제로 한진해운 소속 컨테이너선 97척 중 화물을 하역한 선박은 지난 20일 기준 30척에 불과하다. 나머지 67척은 공해상에 대기하고 있거나(23척) 뱃머리를 돌려 국내로 돌아오고(35척) 있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파산6부는 하역작업 지체로 하루에 약 210만달러(24억원)의 용선료와 연료비 채무가 불어나고 있고 여기서 시간이 더 지체되면 파산이 불가피하다며 산은과 대한항공을 우회 압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진해운에 대한 600억원 지원이 확정되면서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하역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의 기사회생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진해운 선박에 실린 화물의 가액은 약 140억달러(15조6,000억원)로 추산되는데 하역이 계속 지연되면서 화물을 제때 받지 못한 화주(貨主)들이 한진해운에 청구할 수 있는 손해배상 채권 규모도 계속 늘어나 현재 1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시간이 흐를수록 빚이 불어나 한진해운의 청산 가능성이 더 커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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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한진해운의 존속가치와 청산가치를 평가하고 있으며 오는 11월 말께 최종 보고서를 받아 파산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다만 한진해운이 대한항공 지원금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및 최은영 전 회장의 사재출연을 모두 더해 총 1,100억원을 손에 쥐더라도 물류대란이 완전히 해소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특히 중국과 싱가포르 인근에 가장 많은 선박의 발이 묶였지만 법정관리 이후 단 한 척도 짐을 내리지 못했다. 중국은 ‘스테이오더(선박 및 화물 압류금지 명령)’를 인정하지 않는 국가여서 하역비가 마련돼도 짐을 내릴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싱가포르항에서는 하역업자들이 평상시보다 높은 수준의 하역비를 요구해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해운업계에서는 1,100억원으로 운영자금이 모자랄 경우 산업은행이 나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최초 약속했던 600억원을 모두 지원한 만큼 산은 역시 대승적 차원에서 지원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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