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007’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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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1년 11월11일생. 영국 사립 명문고 이튼스쿨 졸업 후 옥스퍼드대에서 동양화학·동물학을 전공. 영어·프랑스어·독일어 3개 국어에 능통. ‘테레사 트레이시 디빈첸초’라는 여인과 결혼했지만 악당에게 살해된 뒤 키시 스즈키와 재혼. 좋아하는 술은 마티니 취미는 골프. 이름은 동명의 영국 조류학자에게서 따왔고 원래 무뚝뚝하고 진중하게 지내다가 나중에 유머 넘치는 성격으로 개조. 영국 정보기관 SIS(Secret Intelligence Service), 일명 MI6 소속. 이 인물이 바로 영국 추리소설 작가 이안 플레밍이 1953년 만들어내 지금은 영화 ‘007’ 시리즈 주인공으로 활약하고 있는 스파이 ‘제임스 본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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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선과 악으로 구분하는 명료함에, 혈혈단신 적진에 침투해 아무리 어려워도 임무를 완수하는 사명감에, 사랑하는 여인의 죽음에 분노하는 첩보원의 모습들이 세계를 열광하게 했다. 냉혈한이 아닌 인간미 넘치는 스파이의 등장에 007시리즈는 23편 ‘스카이폴’까지 영화 관람객으로 인한 누적 수입액만 49억1,000만달러(약 5조4,900만원)를 벌어들일 수 있었고 영화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 개봉 후 1년 뒤에는 태국 국립공원의 ‘타푸’ 또는 ‘네일’로 불렸던 섬 이름을 ‘제임스본드섬’으로 바꾸는 영예도 누렸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러한 007을 만나기 쉽지 않게 됐다. BBC방송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MI6에 1,000명의 인력을 충원하면서 사이버·정보수집 분야의 비중을 키울 계획이라고 한다. 제임스 본드와 같은 현장요원보다 인터넷과 위성, 각종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정보 분석에 힘을 싣겠다는 의미다. 알렉스 영거 MI6 국장도 “정보 혁명이 업무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우리가 해온 방식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말해 스파이 활동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사랑하고 분노하고 슬퍼하는 007이 영화 속에서도 사라질 날이 머지않았다. /송영규 논설위원.

송영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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