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대선 TV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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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선거에 있어서 TV토론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래서 각 캠프는 TV토론을 위해 이미지 전략가를 영입하고 후보의 옷차림이나 화장까지 신경 써가며 리허설을 하는 등 온 힘을 기울인다. 미국 통계에 따르면 대체로 절반 이상의 유권자가 TV토론 후 지지후보를 최종 확정한다고 하니 당연한 야단법석일 수 있다. ‘이미지 전쟁’이라고도 불리는 선거 TV토론의 관건은 무엇보다 상대후보를 부정적으로 보이게 하는 네거티브 전술이다.


우리나라에서 선거 TV토론을 처음 도입한 것은 1995년의 지방선거였다. 첫 시행의 문제점을 수정해 TV 합동토론회로 정착한 것이 1997년 대통령 선거. 당시 TV토론에서 새정치국민회의의 김대중 후보는 DJP 연합에 대한 공격을 받았고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는 아들의 병역 문제로 거센 신고식을 치렀다. 여기에 제3 후보였던 이인제 국민신당 대표는 선거 직전 신한국당 경선결과에 대한 불복이라는 이미지를 TV토론에서 끝내 벗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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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선거였던 2002년 대선에서도 한나라당 후보로 다시 나선 이회창 후보는 여전히 이어진 아들 병역 문제와 총풍, 세풍 문제로 신생 노무현 후보의 추격을 허용한다. 당시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는 “국민 여러분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라는 발언으로 진보정당으로서는 이례적으로 3.9%의 득표를 하게 된다. 지난 대선에서도 두 차례 TV토론 후 사퇴한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의 박근혜 후보에 대한 막말에 가까운 네거티브는 오히려 박 후보의 승리를 도왔다는 평가도 있다.

올해 미국 대선의 승패를 가를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 간의 TV토론이 26일(현지시간) 처음 열린다. 달착륙 중계 후 최대의 빅 이벤트라는 평가 속에 열리는 이 토론의 결과에 따라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건강과 납세 의혹에 대한 양측의 네거티브 전략이 어떤 결과를 낼지가 초미의 관심이란다. 물론 그 1년 후에는 우리 대선 TV토론이 기다리고 있다. /온종훈 논설위원

온종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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