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뉴욕주 헴프스테드 호프스트라 대학에서 열린 토론에서 클린턴은 과거 트럼프가 했던 여성·인종비하 발언을 끄집어 냈다. 클린턴은 트럼프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미국 태생이라는 사실을 부정하다 최근에서야 인정한 데 대해 “그는 그의 정치활동을 인종주의자적 거짓말에서부터 출발했다”고 꼬집었다. 또 트럼프가 “사업을 시작할 때 아버지한테 1,400만 달러를 받았다”, “파산한 적이 있다”고 말하며 자수성가 신화에 흠집을 냈다.
트럼프는 클린턴이 장점으로 내세우는 국정수행 경험에 대해 “경험이 많지만 나쁜 경험이 많다”고 깎아내렸다. 또 이달 들어 불거진 클린턴의 건강 문제를 물고 늘어지며 “대통령이 되기에 체력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서로의 도덕적 약점인 이메일 스캔들과 납세자료 공개거부에 대해서는 공격을 주고받았다. 클린턴이 트럼프를 향해 “뭔가 숨기는 게 있어서 납세자료를 공개하고 있지 않다”고 말하자 트럼프는 “삭제한 이메일 3만 건을 공개하면 곧바로 납세자료를 공개하겠다”고 응수했다.
다만 ‘클린턴의 판정승’이란 평가가 나온 첫 토론에서는 클린턴재단 부패 의혹, 르윈스키 스캔들 등 클린턴의 대표적 약점들은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트럼프가 앞으로 진행될 2·3차 TV토론에서 이러한 약점들을 어떻게 요리해 반격할지가 향후 미 대선 판세를 가를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