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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급+건설업’ 핸디캡에도… 대림산업 회사채 흥행 성공

대림산업(000210)이 신용등급 A급에 건설업이라는 핸디캡을 딛고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최초 발행규모의 3배가 넘는 자금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다만 대림산업의 수요예측 성공은 건설부문 외에도 유화부문의 실적이 좋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어 건설업 전반으로까지 영향이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용등급 ‘A+’의 대림산업은 3년물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전날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3,740억원의 유효수요를 확보했다. 발행사가 신용등급 A급인데다 삼성물산(028260)(AA+)·현대건설(000720)(AA-) 등 AA급 업체를 제외하면 공모 회사채 발행이 전무했던 건설업체란 점을 감안하면 흥행에 상당히 성공한 것이다. 실제로 대림산업은 지난달 경부터 회사채 발행을 고려했지만 건설업 회사채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여전히 커서 중단하기도 했다.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요가 들어오면서 회사 측은 발행규모를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예측에 앞서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보면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발행금리는 최종 발행규모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의 성공적 회사채 발행은 건설부문 외에도 유화부문에서 실적을 보완하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임정민 NH투자증권 크레딧팀장은 “올 6월말 기준 보유한 현금성자산이 연결기준 1조9,000억원 수준이고 재무지표도 안정적”이라며 “중동 등 해외플랜트 비중과 규모도 지난 2014년 대규모 손실 이후 축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림산업 회사채 3년물 시가평가금리가 3.016% 수준이라 금리 매력이 높았다는 점도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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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건설업 전반의 회사채 발행시장 사정이 나아질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시장 안팎의 평가다. 안주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신용등급 A급인 건설사들의 상황이 올해까지는 괜찮을 것으로 보이지만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본다”며 “건설사들의 부실 문제는 주로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많이 터지는데, 한 업체에서 문제가 생기면 분위기가 건설업 전반으로 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초저금리의 장기화 속에 기관투자가들이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A급으로 몰리는 모습이다. 이달 들어 회사채 수요예측을 한 국도화학(A+), 농협손해보험(A+), 한국토지신탁(034830)(A0), AJ렌터카(068400)(A-), SK해운(A-), 하나에프앤아이(A-), 세아제강(003030)(A+) 등은 모두 발행규모를 웃도는 수요를 모았으며, 일부는 증액 발행하기도 했다. 다만 연내 미국 금리가 오르고 구조조정 여파가 나타나면 다시 우량채에만 수요가 몰릴 수 있어, 발행을 서두르는 분위기로 알려졌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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