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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투자의 진화...특허소송에도 베팅

HB인베스트먼트 등 기관 투자가

GAT 특허회사 통해 소송 진행

승소땐 배당금 100억 넘게 받아

패소하면 되레 소송비용만 부담

위험 커 일부 벤처캐피털만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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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투자 진화의 끝은 어디까지인가. 저금리 추세의 장기화로 주식과 채권 같은 전통적 투자의 대안으로 부동산과 항공기 등의 대체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가운데 특허자산을 기초자산으로 삼고 소송 결과에 따라 투자금을 회수하는 이색 대체투자가 등장했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내 벤처캐피털(VC)인 HB인베스트먼트 등 복수의 기관투자가들은 게임앤테크놀로지(GAT)라는 특허 회사를 통해 국제 특허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페이퍼컴퍼니인 GAT는 흔히 ‘특허괴물’로 불리는 특허관리전문회사(NPE)로 NHN엔터테인먼트의 게임 관련 특허를 매입한 후 블리자드 등 글로벌 게임사 4곳과 미국에서 특허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게임 특허가 일종의 기초자산인 셈이다. 특허 소송이 투자 대상이 된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전통적 투자 자산인 주식·채권을 넘어 부동산·인프라·곡물·산림 등 여러 대체투자가 확대되면서 특허 투자도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이번 소송은 국내 첫 특허 라이선스 회사인 SPH의 대표를 맡았던 박충수 GAT 대표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특허 소송에 베팅한 HB인베스트먼트 역시 GAT의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다. 만약 승소했을 때 HB인베스트먼트가 받을 수 있는 배당금액이 1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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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투자 위험 부담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승소하면 HB인베스트먼트도 투자금 대비 20%가 넘는 수익률과 함께 막대한 배상금과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며 “하지만 패소하면 아무것도 받지 못하고 되레 수십억 원에 달하는 소송 비용만 치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탓에 특허 자산에 투자한 주체는 일부 VC일 뿐이다. 연기금의 한 관계자는 “연기금은 투자 대상에 대한 제약이 분명하고 수익률보다 위험 관리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니 특허 관련 투자를 검토하지 못하고 있다”며 “특허 관련 전문 인력도 없어 투자 검토조차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지식재산권 투자는 가치 평가, 기술 효용성, 법적 대처 능력 등 다양한 요소가 필요하다.

소송 결과는 현재로서는 예측불허인 상황이다. 미국 법원은 지난 8월 글로벌 게임사들이 요청한 관할 법원 이전 요청을 수용했다. 1년 넘게 진행된 소송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께나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특허 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허 소송은 중간에 양측이 합의를 보는 경우가 많이 있어 짧은 시간 내에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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