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D램값 3년來 최대 급등...반도체 실적 청신호

9월 8.7% 올라…석달째 상승세

점유율 75% 삼성전자·SK하이닉스 수혜

메모리반도체인 D램 가격이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에도 청신호가 들어왔다. 특히 3개월 연속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며 D램 시장이 완연한 회복세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D램 가격 회복은 메모리반도체 세계 1~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증대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가 발표한 9월 D램 평균 고정가격(DDR3 4GB 기준)은 평균 1.5달러로 전월 대비 8.7% 상승했다. 지난 2013년 9월 전월 대비 8.8% 오른 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DDR3 4GB는 개인용컴퓨터(PC)에 주로 쓰여 D램 시장의 가격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IHS 역시 9월 DDR3 4GB 고정가격이 10%가량 상승하며 3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D램 가격은 스마트폰 보급 확대에 따른 PC 수요감소의 영향으로 2014년 9월 이후 1년7개월 연속 하락 및 보합세가 이어졌다. 실제로 올해 1월 1.59달러였던 가격은 5월 1.25달러로 21.3%가량 급락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D램 시장 상황은 분위기가 달라졌다. 삼성전자나 애플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D램 수요가 늘면서 자연스레 PC용 공급물량이 많이 줄었다. 반면 HP나 델 등이 하반기 노트북PC 수요 증가를 예상, 물량부족에 대비하기 위해 재고를 대폭 늘린 것이 영향을 줬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애플 아이폰7 출시와 중국 스마트폰 스펙 경쟁 등으로 모바일 D램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며 “PC와 서버도 각각 플랫폼 변화로 신규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점 또한 호재”라고 분석했다.


D램 시황 회복으로 시장 점유율 75%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영업이익의 30% 이상이 반도체 부문에서 나온다. 영업이익률은 반도체 부문이 유일하게 20%를 넘는다. 황민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경우 (갤노트7 사태에도) 메모리반도체 재고 수요가 대폭 늘어 반도체 상승 효과를 제대로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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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1조147억원으로 2조8,000억원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유는 D램 시황 악화였다. D램 부문 매출은 15% 가까이 하락했고 40%에 육박했던 영업이익률도 반토막 났다. 하지만 올 3·4분기 SK하이닉스는 6,300억원의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몇 주 새 5,000억원대였던 영업이익 전망은 6,000억원대로 1,000억원이 상향 조정됐다.

D램 가격 상승세는 국내 반도체 업체들에 최대 호재라는 평가를 받는다. 올 2·4분기 매출 기준 삼성전자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47.4%, SK하이닉스는 26.5%다. 모바일 D램 시장 점유율은 양사 합쳐 80%를 넘는다. 두 회사의 실적이 D램 시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두 회사는 올 1·4분기 매출이 16~19% 급감했다. 2·4분기 4~8%가량 회복한 것도 D램 하락세가 멈춘 것이 영향을 줬다.

D램 시황 회복은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이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는 ‘3D 낸드플래시 메모리’ 개발을 위한 자금과 시간을 버는 데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국내 반도체 업계의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 4세대(64단) 3D 낸드메모리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 역시 3세대(48단) 3D낸드 제품 개발을 완료해 올해 말까지 약 2만~3만장 규모를 양산할 예정이다.

당분간 D램 시황은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D램익스체인지는 올 4·4분기에도 D램과 낸드플래시 계약가격이 10%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모바일 D램이 전체 D램 물량의 45%를 점할 정도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PC D램 가격도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며 “HP와 델 등 메이저 PC 업체들이 출하량을 전 분기보다 8% 정도 늘릴 예정인 점도 큰 호재”라고 말했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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