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 경험 디자이너,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 실제로 찾을 수 있는 직군들이다.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업무가 더욱 세분화하고 전문화되면서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직군들이 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일 사내 블로그 ‘뉴스룸’을 통해 삼성전자의 전자제품 속 모든 소리를 조율하는 ‘청각 경험 디자이너’를 소개했다. 주인공은 바로 김성민 무선사업부 UX혁신팀 선임으로 JYP엔터테인먼트에서 ‘A&R 디렉터(Artist and Repertoire Director)’로 근무했던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각 아티스트에 맞는 콘셉트를 기획했던 그가 삼성전자로의 이직을 결심한 것은 ‘정보기술(IT)’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다. 김 선임은 “평소 관심 있던 IT 분야와 기존에 해왔던 음악을 함께 다루고 싶었다”며 “청각 경험 디자이너는 평소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한 직무”라고 말했다. 소리 하나하나를 전자제품에 맞도록 조율하는 김 선임은 “전자제품의 소리를 만드는 일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객관화’”라며 “모두에게 공감을 얻는 소리를 만들려 관련 논문을 참고하고 사용자 의견을 반영하는 등 오랜 기간에 걸쳐 노력한다”고 말했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노트7의 소리도 김 선임의 손을 거쳤다. 그는 “갤럭시노트7의 개발 당시 별칭이었던 ‘그레이스’를 활용, ‘그레이스 노트(Grace Note, 꾸밈음)’라는 테마로 우아하면서 품격 있는 소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LG그룹 블로그에서도 최근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인 LG전자 클라우드센터 스마트데이터팀의 최유경 대리를 소개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데이터 수집·가공·분석을 통해 더 나은 의사 결정에 도움을 주는 전문가를 의미한다.
그는 LG전자의 모든 제품·솔루션 관련해 전 세계의 고객들로부터 얻는 모든 데이터를 모두 다룬다. 콜센터로 들어오는 고객들의 이야기나 AS 관련 정보, 제품 및 서비스 사용 로그, 온라인상에서 회사나 제품에 대해 사람들이 언급하는 버즈들까지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들이 분석 대상이 된다.
버즈 데이터나 콜센터로 들어오는 VOC(Voice of Customer)를 활용하는 경우 사용자들이 원하는 욕구는 무엇인지, LG제품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이 만족하는 부분과 개선해야 할 점 등 마켓 인사이트를 도출해 사내의 관련 부서들과 공유하게 된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제품 수리 기사의 출장이나 부품 교체 없이 단순한 설명으로도 처리할 수 있는 고객의 질문·불만을 콜센터 상담사를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콜센터 지능화 시스템’이 마련되기도 했다. 얼음 냉장고의 경우 얼음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현상에 대한 VOC가 가장 높은데 이 경우 콜센터 상담사들이 그 원인을 쉽게 설명할 수 있도록 해주는 시스템이다.
최 대리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문제 해결을 위해 집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무언가를 깊게 파고들고 모든 결과에 의문을 품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