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업계

위기의 건설사, 활로가 안보인다...“해외·공공부문 부진 지속 … 주택부문 전망도 불투명‘

종합심사낙찰제 도입 등 직격탄

올 공공부문 실적 10% 이상 뚝

해외 수주액은 작년 54%선 그쳐

공급과잉 등 악재에 주택도 불안

3개 부문 동반부진 현실화 우려





공공과 해외 건설 부문의 동반 부진이 지속되면서 건설업계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주택 부문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지만 이 역시 공급과잉과 양극화, 금리 인상이라는 변수에 향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4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3·4분기까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액은 186억6,679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44억6,080만달러)의 54% 수준에 머물렀다. 수주 건수 역시 475건에서 396건으로 17% 줄었다.

◇기술형 입찰공사 11건 중 8건 유찰=공공 부문 역시 지난해보다 실적이 큰 폭으로 줄었다. 올해 1~7월 공공 부문 수주액은 23조3,000억원으로 지난해(26조원)보다 10.6%가량 줄었다. 특히 공공 부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토목 공종의 수주 실적이 19조4,000억원에서 13조9,000억원으로 급감했다.


해외와 공공 부문 모두 양은 물론 질적으로도 예년보다 나빠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외 부문 공사 한 건당 수주액은 올해 4,700만달러 정도로 7,250만달러였던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데다 전체 수주액 186억달러의 11%인 21억달러가량이 이전에 수주했다가 최근 사업비 증액 등을 통해 수주 실적으로 잡힌 공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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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부문 역시 올해 종합심사낙찰제(종심제)가 도입된 후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지연된데다 턴키나 기술제안 등 기술형 입찰 물량도 건설사의 외면을 받으면서 적격심사 물량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하반기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 서류를 접수한 기술형 입찰공사 11건 중 8건이 유찰되기도 했다. 추정 사업비가 2,000억원이 넘는 함양~창녕 고속도로 14호선 3공구, 창녕~밀양 고속도로 14호선 6공구는 올해만 세 번째 유찰됐다. 울산 신항 남항 방파호안 축조공사와 행복도시 외곽순환도로 1·2공구 등도 신규 입찰이 모두 유찰됐다. 대형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예산 절감에만 신경 써 적정 공사비를 보장하지 않는 현재 상황이 계속된다면 유찰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공·해외·주택 등 세 부문 동반 부진 오나=문제는 당분간 건설업계 상황이 더 나아질 여력이 없다는 점이다. 이미 정부가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올해 대비 8.2% 줄인 21조8,000억원으로 편성했다. 해외 건설 역시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에 합의했지만 당장 중동이나 중남미 산유국의 신규 발주로 이어지기는 힘든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연말로 예상되는 미국의 금리 인상은 아시아 국가의 재정 상태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건설업계를 지탱해온 주택 부문 역시 공급과잉과 금리 인상 여부, 총부채원리금상환액(DSR) 규제 조기 실시 등 변수가 남아 있어 향후 전망이 불투명하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일부 주택전문건설사들은 벌써부터 선별 수주 등 리스크 관리에 돌입하고 있다”며 “공공·해외·주택 세 부문이 동반 부진한 적은 별로 겪어보지 못했는데 현실화될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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