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랜디 셰그먼 "IF(논문 인용지수)에 매달리는 풍토 문제호기심 분야 꾸준히 연구를"

2013년 생리의학상 수상자... 방한 기자간담



“한국은 ‘임팩트 팩터(IF)’를 중요하게 여기는데 이는 문제가 있어요. 기초연구에 투자해야 노벨상도 나올 수 있는 겁니다.”

지난 201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랜디 셰크먼(68·사진) UC버클리 분자·세포생물학과 교수는 5일 연세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셰크먼 교수는 세포 안의 물질 수송 경로를 밝힌 공로로 노벨상을 받았다. 지난달부터 2019년 9월까지 연세대 생명시스템대 석좌교수, Y-IBS(연세대 기초과학연구원) 과학원 자문교수로 활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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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한 그는 노벨상을 받은 것은 호기심을 느낀 분야를 주도적으로 꾸준히 연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 2차 세계대전 뒤 국립보건원(NIH)과 국립과학재단(NSF)을 만들어 기초연구에 장기적인 투자를 해왔다.

그는 한국 정부와 대학이 ‘IF’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IF’는 논문이 다른 논문에 얼마나 인용됐는지를 바탕으로 계산한 수치로 흔히 10 이상이면 높다고 평가된다. 셰크먼 교수는 “삼성의 연구비 지원사업(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사업) 평가위원으로 있었을 때 한국 과학자들에게 연구제안서를 받아보니 대부분이 ‘IF’가 10 이상인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겠다고 했다”며 “‘IF’는 30년 전 도서관 사서들이 잡지 구독량을 결정하기 위해 인용 수를 따지며 생긴 개념인데 현재 무분별하게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셀이나 네이처, 사이언스의 에디터는 연구 논문의 화제성과 인용 정도를 기반으로 게재 여부를 판단한다”며 “평가 패널이 비즈니스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과학자들이 네이처나 사이언스 게재에 지나치게 매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셰크먼 교수는 “연구자들은 이들 저널에 게재해야 한다는 압박에 윤리적인 문제를 저지르고 트렌디한 연구만 한다”고 비판했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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