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차바로 큰 수해를 입은 울산의 복구작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점차 제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하지만 피해 범위와 규모가 큰 데다 7일 밤 또다시 비가 내린다는 소식에 긴장감이 더하고 있다.
울산시와 5개 구·군 공무원, 경찰, 군인에다 타 시·도 민간지원팀과 기업 임직원 등 7,000여 명이 집중 투입돼 피해 복구에 한창이다. 중장비 82대도 투입된 가운데 인력과 장비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태화강을 중심으로 침수피해가 컸던 중구 태화시장에 집중 배치돼 있다. 이 밖에도 아파트 주차장 전체가 침수피해를 본 울주군 반천현대아파트와 주전해변, 울주군 삼동, 청량, 웅촌마을 등 울산지역 전역에서 복구활동을 펴고 있다. 하지만 피해 규모가 커 완전 복구에는 며칠이 더 걸릴 전망이다.
피해 차량을 견인할 장소도 마땅치 않은 터라 울산시는 시설관리공단과 협의해 남구 문수체육공원, 문수자동차극장 부지를 활용해 임시보관소를 운영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불편 최소화를 위해 침수차량 임시보관소를 추가로 확보하고 침수된 공영주차장 환경정비를 해 빠른 시일 안에 정상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수해로 인한 침수(파손)차량은 자기차량손해보험(자차보험) 가입자에 한해 자손·자차 보상처리가 가능하다. 보험가입 여부 및 보상 가능 범위를 가입된 보험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한 8일부터 9일까지 중구 우정초등학교에서 현대자동차 차량 무상점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울산시는 또 68개반 146명의 인원을 투입해 감염병 예방을 위한 방역활동을 강화한다. 태풍으로 침수지역을 중심으로 세균증식에 의한 수인성 감염병의 발병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울산시는 현재 수해지역 내 토사, 집기 등의 배출이 마무리된 곳을 우선적으로 방역작업을 강화한다. 아울러 시 공무원, 울산방역협회 및 방역협동조합에서도 7일부터 7개반 14명의 인력으로 작업을 지원하며 중앙방역비축물자인 손소독제 2,700여 개를 배부할 계획이다.
하지만 울산은 7일 밤부터 다시 비가 온다는 소식에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울산기상대는 이날 밤부터 8일 밤까지 울산에 30∼80㎜의 비가 내린다고 예보했다. 그러나 해안과 산간 등 일부 지역에는 국지적으로 100㎜ 이상이 쏟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평소라면 넉넉한 양의 비가 오는 정도지만 울산의 현재 상황은 이런 강우만으로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 한창 수해 복구가 이뤄지는 현장에 추가 피해를 줄 수 있고 아직 막혀있는 배수구와 배수로 등으로 다른 피해가 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6일까지 잠정 집계된 피해만 농경지 침수·매몰·유실 1,343㏊, 과수 낙과 45㏊, 저수지 붕괴 1곳, 비닐하우스와 축사 20개동 파손, 가축 7,500마리 침수 등이다. 농민들과 관계 기관은 주말에 내리는 비에 대비해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피해조사와 응급복구를 하고 있다. 울산시는 전 직원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하며 긴급복구, 주요 배수구 점검에 매진하고 있다.
울산시가 6일 오후까지 파악한 침수피해는 주택 1,539채에 이른다. 공장 21동도 피해를 봤다. 도로 561곳이 침수됐으며 산사태 또한 15곳에서 발생했다. 옹벽 및 제방 붕괴도 14곳에 이르며 차량은 1,700여대가 침수됐다. 차량의 경우 현재까지 물을 다 빼내지 못한 지하 주차장에 남아있거나 태화강을 따라 바다로 흘러가 찾지 못한 것까지 합하면 더 늘어날 전망이다. 기타 가로수와 간판 피해는 256건으로 집계됐다. 모두 4,000건이 넘는다. 현대자동차 울산2공장도 사흘째 정상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