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우리은행 매각 본입찰 한달 앞으로] "4등안에 들어야 하는데..." 가격산정 눈치작전 치열

적격후보 16곳 상세실사 착수

과점매각...8% 지분 제시 예상

"2·3등과 너무 큰 차이날라"

경쟁사가 써낼 가격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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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앞으로 다가온 우리은행(000030) 과점주주 매각 본입찰에 인수후보자들의 눈치작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본입찰은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된다. 인수후보자 입장에서 과점 매각이라는 특성상 무조건 높은 가격을 써내기보다 적정 낙찰가격을 제시하겠다는 전략이다. 우선협상대상자가 따로 정해지는 게 아닌 만큼 홀로 높은 가격을 써낼 경우 나머지 인수자들과의 가격비교로 부담감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본입찰적격후보(쇼트리스트)로 선정돼 투자설명서(IM)를 수령한 16곳 가량의 인수후보자들은 상세 실사에 착수했다. 보통의 인수합병(M&A)시장에서 상세실사에 공을 들인 후 가격산정에 눈치작전을 벌였던 것과 달리 이번엔 가격산정부터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앞서 예비입찰 당시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창출과 투자수단으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확인한 인수후보자들은 우리은행 경영현황과 실적전망에 대한 상세실사보다 결국 경쟁자가 ‘얼마에 얼마만큼의 지분을 사겠다’는 것인지가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상세실사 중인 한 관계자는 “입찰후보들이 대체적으로 8% 지분을 제시할 것이라며 매각물량 30%를 고려하면 4등 안에 들어야 한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낙찰 범위내에서 영리한 가격을 제시하는 게 이번 거래의 핵심”이라며 “너무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가 2, 3등과 차이가 클 경우 고가 매입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이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4%씩 지분을 매입할 경우 7곳으로 늘어나지만 대체적인 인수후보자들이 8%대를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4~5등안에 들어가야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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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가 산정은 과거 사례에서 이미 학습효과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2011년 11월 말 4번째 매각에 나서며 소수지분을 팔려던 우리은행은 인수후보자들이 당시 1만1,000원 안팎의 우리은행 주가수준에 인수가를 써내며 실패한 바 있다. 정부가 정해놓은 최저입찰가에 50원이 싼 가격이었다는 점에서 주가수준만 놓고서는 가격산정이 어려움이 있다는 결론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정부 공적자금 회수 기준은 주당 1만2,980원”이라며 “예비입찰 흥행에 성공했고, 우리은행 주가가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적자금 회수목적에 부합하는 가격을 써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다음 달 11일 본입찰제안서 접수를 마감, 입찰자 평가를 거쳐 같은 달 14일 낙찰자를 최종 확정한다.

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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