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포럼] 다운 가능성 높은 정부부처 홈피

문형남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IT융합비즈니스전공 교수·웹발전연구소 대표



지난 9월 경주에 지진이 일어났을 때 국민안전처 웹사이트(홈페이지)가 두 차례 다운됐고 이달 5일 태풍 차바로 경남과 제주 지역의 피해가 클 때 기상청과 제주도재난안전대책본부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런 일이 연이었지만 정부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진이나 태풍 등 재난 혹은 긴급상황에서 관련된 정확한 정보가 절실할 때 해당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행정기관과 관련기관 홈페이지가 잇따라 다운돼 국민들의 불만과 원성을 사고 있다.

안전처 홈페이지는 지난달 12일 처음 다운된 후 한 달이 지났는데도 아직 원인조차 못 밝히고 있다. 안전처 홈페이지는 9월12일과 19일 경주에서 지진이 발생한 직후 두 번이나 접속장애(서버 다운)를 일으켰다. 12일 1차 다운 직후 처리용량을 최대 80배까지 늘렸다고 했는데도 또 다운됐고 4주가 넘도록 아직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언제 또 다운될지 모르고 다른 기관 홈페이지도 다운될까 봐 걱정이다. 가장 먼저 홈페이지 다운의 원인을 밝혀야 한다. 원인을 밝힌 후에는 그에 맞는 대책 수립이 시급하다. 전문가들은 메인 화면(첫 화면)의 용량이 크면 접속이 느려지고 갑자기 접속자가 급증할 때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주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기상청은 홈페이지 첫 화면의 용량이 큰 것이 홈페이지 다운 요인 중 하나라고 판단하고 10일부터 홈페이지 전면개편 작업을 벌여 첫 화면의 용량을 3분의1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안전처는 6일 오후10시부터 7일 오전2시까지 홈페이지 성능개선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이 시간 동안 일부 서비스 이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고 공지했고 이 시간 동안 접속이 안 됐다. 우리나라 기상청 첫 화면의 용량이 일본 기상청의 6배 가까이 된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웹과 애플리케이션 평가 전문기관인 숙명여대 웹발전연구소가 6일 오후 국내 주요 부처 홈페이지의 첫 화면 크기를 평가했다. 그 결과 문제가 많다고 지적된 기상청보다 홈페이지의 첫 화면 크기가 더 큰 기관이 경찰청(5,174KB), 청와대(3,651KB), 안전처(3,168KB), 국가정보원(2,482KB) 등이다. 이들 기관 홈페이지 첫 화면의 크기는 일본 기상청의 16.9~27.7배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홈페이지의 경우 안전처나 기상청처럼 동시 접속자가 갑자기 증가하면 다운될 가능성 높은 것으로 분석돼 개선과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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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발전연구소는 45개 전 중앙부처의 메인화면 용량을 조사하고 있으며 다음주 중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 당국 및 각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은 홈페이지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해야 한다. 또 행정 및 공공기관들은 홈페이지 다운을 예방하기 위해 다양하고 종합적인 성능 테스트를 해야 하며 평소 관리를 잘해야 한다. 올해 개정된 ‘행정·공공기관 웹사이트 구축·운영 가이드’에 허점이 많아 재개정해야 하며 매년 각 행정기관이 자체 평가하는 행정관리역량 평가의 정보화 부문도 성능과 웹 개방성 등 빠진 부분이 많아 전면적으로 손질해야 한다.

문형남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교수·웹발전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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