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미 대선 2차 TV토론] 볼 것도 없이 힐러리 승리? "2차토론 영향력 극히 미미"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오른쪽)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9일(현지시간) 2차 TV토론에서 맞붙었다. /EPA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오른쪽)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9일(현지시간) 2차 TV토론에서 맞붙었다. /EPA연합뉴스




미 대선의 향배를 가를 것이라 평가 받고 있는 2차 TV토론이 사실상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정치분석 전문기관인 ‘538(Five Thirty Eight)’이 1976년부터 2012년까지 총 9차례의 미국 대선 결과를 분석한 결과, 2차 토론이 지지율에 미친 영향이 2%P 안팎인 경우는 7차례에 달했다.


물론 트럼프가 반등의 기회를 잡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 1988년 조지 부시와 1992년 빌 클린턴이 그랬듯이 방청객에게 자유롭게 질문할 기회가 주어지는 타운홀 토론의 특성을 감안하면, 힐러리의 돌발 답변으로 트럼프가 승기를 거머쥘 지도 모른다. 예측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질문이 던져질 경우 답변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1988년 마이클 듀카키스는 ‘당신의 아내를 성폭행한 뒤 살해한 범인의 사형에 찬성하겠느냐’는 질문에 “저는 항상 사형제에 반대해 왔다”고 답변했다. 인간미가 없다고 느낀 미국 시민들은 듀카키스에 등을 돌렸고 결국 지지율이 17%나 뒤처져 있던 부시가 전환점을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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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분석 전문기관인 ‘538(Five Thirty Eight)’이 1976년부터 2012년까지 총 9차례의 미국 대선 결과를 분석한 결과, 2차 토론이 지지율에 미친 영향이 2%P 안팎인 경우는 7차례에 달했다. 사실상 2차 TV토론은 지지율에 큰 변동을 주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다. /웹사이트 538 캡처미국 정치분석 전문기관인 ‘538(Five Thirty Eight)’이 1976년부터 2012년까지 총 9차례의 미국 대선 결과를 분석한 결과, 2차 토론이 지지율에 미친 영향이 2%P 안팎인 경우는 7차례에 달했다. 사실상 2차 TV토론은 지지율에 큰 변동을 주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다. /웹사이트 538 캡처


1992년 재선에 도전한 조지 부시는 ‘국가부채가 당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국가부채는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 금리와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질문한 시민이 재차 “개인적으로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말해달라”고 이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시는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비슷한 답변을 되풀이해 당시 언론들로부터 ‘부시의 대재앙’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결국 “개인적으로 느끼는 바가 없다면 어떻게 우릴 도울 수 있느냐”는 핀잔까지 듣기도 했다. 반면 빌 클린턴은 질문한 시민에게 다가가 12년간 (아칸소) 주지사로 있었기 때문에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주력했다. 클린턴은 확신이 깃든 어조로 “I know…”·“I have seen…” 등 문제를 직접 경험하고 관찰해 왔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답변이 아니라 어떻게 무엇을 해결할 것인지를 답변해야 한다며 “일자리·교육·건강보험 비용에 주력하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당시 TV토론을 지켜보고 있던 수많은 시민들에게 ‘제대로 된 결정’을 내리라고 촉구한 인상적인 답변이었던 셈이다.

538에 따르면 2차 TV토론이 시행되기 전 9일 최종 집계된 여론조사 결과 힐러리가 승리할 것이라는 답변이 77.6%~86.1%로 트럼프(13.9%~22.4%)를 크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38의 Now-cast(오늘 대선이 열린다면 누가 이길 것인가)·Polls-only forecast(11월 8일 대선에서 누가 이길 것이라 보는가)·Polls-plus forecast(여론조사 결과에 경제와 과거 데이터를 결합) 세 가지 분석 예측 모델 모두 힐러리의 압승을 전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론조사가 극히 적은 양의 샘플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속단은 이르다는 견해도 있다. 벼랑 끝에 몰린 트럼프가 판세를 뒤집을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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