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2016 노벨경제학상]홀름스트룀, 다작 않고 한 주제에 집중

■내가 본 수상자

美 경제학자와 달리 학생과 쓴 논문 단 1편뿐

건설적인 코멘트로 후배 교수 사이서도 호평

잘 나가던 노키아에 '시크릿 코드' 뭐냐 질문

전성훈 서강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전성훈 서강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교수들은 보통 학생과 함께 논문을 씁니다. 학생이 아이디어를 가져오면 거기에 자기 생각을 보태죠. 미국 경제학자 사이에서 ‘다작(多作)’이 많이 나오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하지만 벵트 홀름스트룀 교수는 학생과 같이 쓴 논문이 스페인 학생과 함께한 단 1편밖에 없습니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홀름스트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가 예일대에서 학생을 가르쳤던 1987~1990년, 그를 지도교수로 뒀던 전성훈(사진)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홀름스트룀 교수의 공정한 성품을 표현하기 위해 이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홀름스트룀 교수가 당시에는 일반적이던 다작을 하지 않는 것을 의아하게 여긴 전 교수는 그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돌아온 답은 이랬다. “학생과 함께하면 논문이 잘되면 공은 자기에게 돌아오고 논문이 신통치 않으면 과는 학생에게 돌아간다. 그래서 학생이랑 논문을 같이 안 쓴다.” 전 교수는 “그는 상당히 공평한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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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름스트룀 교수가 집중한 주제도 궁극적으로는 그의 성품과 궤를 같이한다. 전 교수는 “홀름스트룀 교수가 집중한 주제는 바로 인센티브, 조직 내에서의 유인 문제였다”며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있을 때 완전히 해소될 수 없다. 그것을 해결하는 계약, 그 계약의 특성을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럴해저드는 정보 비대칭성에서 생기는 대표적인 유인 문제인데 바로 이 모럴해저드를 이해하는 데 상당히 중요한 업적을 세웠다”고 전했다.

홀름스트룀 교수는 후배 교수에게도 평이 좋았다. 전 교수는 “세미나 같은 곳에 가서도 후배들의 발표를 듣고 난 뒤 지엽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게 아니라 통찰력 있는 건설적인 코멘트를 많이 내놓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노키아가 세계 휴대폰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시절 이사회에 ‘시크릿 코드’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졌던 일화로도 유명하다. 전 교수는 “그가 노키아에 던졌던 ‘너희의 진정한 시크릿 코드가 무엇이냐’는 질문은 어떻게 보면 참으로 평이한 것인데 지금까지도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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