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잇단 악재 펀치…삼성전자 160만원 '위태위태'

AT&T 판매중단 이어 생산 중지

초반 매도 물량 몰려 4%대 급락

주가 5거래일만에 약세 마감

헛발질 증권사, 자기자본 투자로

저가매수 나서며 지지선 역할





10일 오전8시39분. 삼성전자(005930)의 장 시작 전 동시호가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9.2% 낮은 157만원을 기록했다. 시초가 형성을 위해 1시간 동안 받은 가격은 삼성전자의 주가 급락을 예고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날 장이 시작한 후 1분 사이 4%대 넘게 하락한 가격에 3만4,491주가 체결됐다. 하루 거래량의 6%가 장 시작 전부터 매도 대기 물량으로 주가를 압박한 셈이다.


지난 7일 3·4분기 7조8,000억원대의 깜짝 실적과 엘리엇발(發)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에 이틀 연속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삼성전자의 기세가 주말에 나온 해외발 악재에 꺾였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미국에서 날아든 갤럭시노트7 판매중단 악재 소식이 크게 작용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4대 이동통신사 중 하나인 AT&T는 안전을 이유로 갤럭시노트7의 판매를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T-모바일도 이날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삼성이 여러 보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동안 새 갤럭시노트7 판매와 갤럭시노트7 교환 제품의 재교환을 모두 중단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한미약품의 늑장 공시 사태에서 큰 손실을 입은 경험이 있는 투자자들이 주가 급락을 우려해 장 시작 전 동시호가 시간에 대거 매도주문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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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개시 이후 삼성전자가 이번 사태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차원에서 갤럭시노트7의 생산라인을 중단할 것이라는 소식까지 더해지며 삼성전자 주가는 급락했다. 불과 이틀 만에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57%(7만8,000원) 하락한 162만8,000원까지 밀리며 160만원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 7 소송 발생으로 정밀한 조사와 품질 관리 강화를 위해 공급량을 조정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지배구조 이슈 때문에 단기에 주가가 15% 급등한 만큼 차익 실현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장 초반 주가 급락은 주말 사이 AT&T가 갤럭시노트7을 더 이상 교환하지 않기로 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오후 들어 기관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줄였다. 특히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자기자본을 활용해 주식을 매수하는 ‘금융투자’가 1,142억원어치를 쓸어담았다. 개인은 232억원, 외국인은 254억원 내다판 것과 대비를 이룬다. 일각에서는 지난주 말 사이 벌어진 미국 대형 통신사의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 소식을 반영하지 못한 채 또다시 찬양 일색 보고서를 내놓은 증권사들이 책임론을 피하기 위해 저가 매수에 나선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지만 삼성전자 주가가 다시 하락세를 보이자 가격 메리트에 매수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연구원은 “한미약품 사태에서 ‘뒷북 리포트’로 뭇매를 맞은 증권사들이 자기자본 투자를 활용해 삼성전자의 저가 매수에 나서며 주가 지지선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민우·서지혜기자 ingaghi@sedaily.com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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