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살얼음판 한국' 덮친 갤노트·車파업 악재...경제절벽 현실화 우려

휴대폰 수요감소·부품생산 등 악영향 예상 속

현대차 파업 따른 생산차질 규모도 3조 훌쩍

10월 수출액 18.2% 급감 등 지표 급속 냉각

"추경효과 일부 있겠지만 경기 급격히 꺾일수도"

파업 집회에 모인 현대차 노조원들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30일 오전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노조가 파업 집회를 열고 있다. 이날 현대차 1조 근로자들은 오전 8시 50분부터 6시간, 2조 근로자들은 오후 5시 30분부터 6시간 부분파업한다. 2016.9.30      yongt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파업 집회에 모인 현대차 노조원들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30일 오전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노조가 파업 집회를 열고 있다. 이날 현대차 1조 근로자들은 오전 8시 50분부터 6시간, 2조 근로자들은 오후 5시 30분부터 6시간 부분파업한다. 2016.9.30 yongt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구조조정,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수출 부진 등으로 안 그래도 취약한 한국 경제에 자동차 파업에다 갤럭시노트7 생산·판매 중단이라는 초유의 악재까지 추가됐다. 경제상황이 좋을 때 발생해도 충격을 줄 대형 악재가 살얼음판을 걷는 중 터진 것으로 4·4분기 ‘경제절벽’을 현실화하는 ‘트리거(trigger·방아쇠)’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주환욱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삼성전자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이 상당한 만큼 정부도 이번 생산 중단 사태의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면밀히 분석 중”이라며 “일단 지난 9월 리콜 발표 이후에도 생산은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되지만 생산·판매가 중단된 10월부터 휴대폰 수요 감소와 부품 생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당초 정부는 올해가 2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우리 국민의 대규모 휴대폰 교체 시기인데다 갤노트7과 아이폰7이 경쟁을 하며 갤노트7 판매량이 증가, 소비 및 생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갤노트7 생산·판매가 중단되면서 소비는 물론 부품업체 생산 부진 등으로 악영향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1215A05 수출증감률1215A05 수출증감률


1215A05 수출품목별1215A05 수출품목별


1215A05 국산승용차내수판매1215A05 국산승용차내수판매


1215A05 백화점할인점1215A05 백화점할인점


현대자동차 파업으로 인한 손실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이날 현대차는 노조 파업과 특근 거부로 올해 생산차질 규모가 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액수가 3조1,000억원, 대수로는 14만2,000여대다.


실제 각종 경제지표는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이날 관세청은 10월1일부터 10일까지의 수출액이 94억6,8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18.2% 급감했다고 밝혔다. 수출액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사상 최장인 19개월째 감소를 이어오다가 8월 2.6% 증가로 반전했지만 한 달 만인 9월 다시 5.9%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달 말까지 동향을 봐야겠지만 이대로라면 다시 두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부적으로 휴대폰(무선통신기기) 수출이 31.2%나 급감했고 승용차도 현대차 파업 여파로 51.9%나 줄었다. 자동차 부품은 20.3% 감소했고 석유제품이 30.8%, 반도체는 5.9% 쪼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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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노트7 사태, 파업 영향이 본격화되기 전인 9월 내수지표도 시원찮았다. 일단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가 지난해보다 10.9% 감소했다. 승용차 판매는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이어진 6월 24.1% 급증했다. 하지만 7월부터 인하가 종료되며 -10.5%, 8월 -11.1%를 기록하는 등 3개월 연속 두자릿수로 뒷걸음질쳤다.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국민들이 때아닌 송년회를 여는 등 내수가 들썩이는 듯했지만 받아든 성적표는 기대에 못 미쳤다. 9월 백화점 매출액이 4.2% 증가에 그쳤다. 백화점 매출액은 6월 13.5%, 7월 11.2% 증가세를 보였지만 8월 4.8%를 기록하는 등 둔화하고 있다. 할인점 매출액은 6월 2.9%, 7월 5.8%에서 8월 0.2%로 둔화하더니 9월 0.4% 감소했다. 휘발유·경유 판매량도 9월 6.2%로 8월의 9.7%에서 둔화했고 카드 국내승인액은 9.1%를 나타내 전월의 15%에서 증가폭이 축소됐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4·4분기 추가경정예산 집행 효과가 일부 있겠지만 김영란법 시행, 구조조정 영향 본격화, 기업실적 부진 등 각종 충격이 겹치며 경기가 뚜렷하게 꺾일 것으로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삼성전자 휴대폰은 대부분 해외에서 생산해 실물지표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했던 것보다는 덜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경기를 끌어내리는 악재가 많아 4·4분기 경제가 안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추가경정예산을 또 편성하기에는 시간적 여유도 없고 금리 인하는 가계부채 등으로 여의치 않다”며 “내년 초 예산의 조기 집행 등으로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세종=임지훈·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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