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이날 패배로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에서 2승1무1패를 기록, 우즈베키스탄(3승1패)에 2위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내려앉았다. 이란(3승1무)은 선두 자리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한국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목표도 실현 여부를 확신할 수 없게 돼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한국이 아시아 팀에 패배한 것은 지난해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에서 호주에 1-2로 패배한 뒤 21개월만의 일.
1974년 9월 테헤란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0-2로 패한 이후 42년간 계속되는 이란 원정 무승 징크스에 또다시 발목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테헤란 원정에서 2무 5패가 됐다. 이란과의 역대전적은 9승7무13패를 기록했다.
이란은 초반부터 거칠게 한국을 몰아 세웠다. 전반 7분 프리킥 상황에선 오프사이드 판정이 났지만, 한국 골키퍼 김승규와 1대1 상황이 됐다. 전반 11분엔 알리레자 자한 박크시가 페널티지역 우측 모서리 지점에서 강력한 왼발슈팅을 쐈다. 박크시는 전반 16분 프리킥 상황에선 골문 앞에서 감각적인 슈팅을 날렸지만, 공이 크로스바를 넘어가면서 한국이 위기를 모면했다.
한국은 전반 25분 선제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란의 골잡이 사다르 아즈문이 페널티지역 오른쪽 측면에서 팀 동료 라민 레자에이안이 찔러준 크로스를 간결한 슈팅으로 연결됐다.
한국은 전반전에 유효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하는 등 이란의 공세를 막아내는데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후반에도 이란의 공세는 이어졌다. 이란은 후반 14분 아즈문이 골키퍼와 1대1 상황 직전까지 간데 이어 사에드 에자톨라히가 헤딩으로 추가골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란은 또 후반 18분 코너킥 상황에서 박크시가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김승규의 슈퍼세이브에 막혀 골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에 비해 한국은 좀처럼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드필드 싸움에서 밀리면서 전방의 지동원과 송흥민에게 공이 정확하게 투입되는 경우가 드물었고, 이란의 페널티지역 근처에선 수비수들에게 막히고 말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20분 김신욱을 최전방에 투입하면서 분위기 전환을 노렸지만 성과를 내는 데는 실패했다.
한국은 다음 달 11일 충남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캐나다와 친선 A매치를 치른 뒤 15일 A조 2위 우즈베키스탄과 홈에서 맞붙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