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교황청까지 번진 '지방 캠퍼스' 홍역

서강대 교수·학생 남양주 찬성

이사회 반대…교황청에 탄원서

서울대 시흥캠퍼스 설립 추진에

총학 "철회"…총장실 점거 농성

서울 유명대학 교내 갈등 격화

지난 11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본부 앞에서 열린 본부점거 선포 기자회견에서 학생들이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지난 11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본부 앞에서 열린 본부점거 선포 기자회견에서 학생들이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내 유명 대학들이 캠퍼스 설립 문제를 놓고 학내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급기야 한 대학은 로마 교황청에 학내 문제 해결을 요청하기까지 한 상태다.

캠퍼스 설립 문제와 관련해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대표적인 대학은 서울대와 서강대다.


서울대는 시흥캠퍼스 설립 문제로 구성원들 간 대립을 하고 있고 서강대는 남양주캠퍼스를 세우는 문제로 교내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서울대 학생들은 시흥캠퍼스 설립 철회를 요구하며 총장실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점거 농성에 앞서 서울대 학생회는 시흥캠퍼스 철회 찬반 투표를 벌였고 투표 결과 참석학생 1,980명 중 74.9%인 1,483명이 시흥캠퍼스 철회에 찬성했다.


서울대가 8월 경기도 시흥시 배곧신도시에 ‘서울대 시흥캠퍼스 조성을 위한 실시 협약’을 체결하자 학생들은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학교 측이 일방적으로 시흥캠퍼스를 추진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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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캠퍼스 설립 문제로 내홍을 겪는 서강대 문제는 로마 교황청까지 사안이 접수됐다.

서강대 교수들과 학생들은 남양주캠퍼스 설립을 찬성하는 반면 이사회는 반대를 표명하고 제동을 걸었다. 2010년 2월 서강대와 경기도·남양주시는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남양주 제2캠퍼스 건립 시동을 걸었고 2013년 7월 제2캠퍼스 계획이 이사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캠퍼스 건립에 필수인 ‘교육부 대학위치변경 승인신청’ 안건이 5월에 이어 7월에도 이사회에서 부결돼 사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남양주캠퍼스 사업을 주도했던 유기풍 총장은 이사회에 반발해 지난달 29일 전격 사퇴했다.

서강대 이사회 과반수는 예수회 소속이며 유 총장은 사퇴에 앞서 지난달 로마 교황청에 “예수회가 주도하는 이사회가 학교를 파행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이에 대한 조사를 직접 해달라”는 탄원서를 보냈다.

교황청은 서강대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일단 지켜보는 모습이다. 서강대 관계자는 12일 “교황청은 ‘학내 문제는 구성원간 논의를 통해 원만히 해결을 바란다’는 내용의 답변을 9월 중순쯤 보내왔다”고 전했다. 제2·제3캠퍼스 문제로 갈등을 겪었던 곳은 서울대와 서강대뿐만이 아니다. 현재 사업계획이 무산된 이화여자대 파주캠퍼스도 사업 논의 당시 적잖은 갈등이 있었다. 또 2011년 개교한 연세대의 인천 송도국제캠퍼스와 같은 해 문을 연 동국대의 고양 바이오메디캠퍼스 역시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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