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가 플로리다주 레이크랜드에서 선거 유세를 하는 도중 한 여성이 잠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가 의료진으로부터 치료를 받고 돌아와 운집한 트럼프 지지자들로부터 박수 갈채를 받았다. 이 장면을 지켜본 트럼프는 “심한 감기에 걸려 쓰러진 여성도 이렇게 다시 돌아왔다”며 “우리는 이보다 훨씬 나약한 NFL의 뇌진탕 방지 규정을 따라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NFL은 선수들의 뇌진탕을 방지하기 위해 경기 중 유사 증상을 보인 선수가 같은 경기에 다시 뛰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 규정에 대해 “그들은 ‘어, 어. 머리가 띵하다고? 안돼, 안돼. 다시 그라운드에 돌아오지 말고 푹 쉬어’라고 한다”며 “내 지지자들이 훨씬 굳세다”고 조롱했다.
트럼프의 발언에 두뇌 부상 전문가 마이클 캐플렌 조지 워싱턴대 로스쿨 교수는 “트럼프는 순식간에 뇌진탕 부상으로 고통받는 환자와 이를 방지하려는 이들을 깎아내렸다”며 “뇌진탕은 인생을 좌우할 충격적인 부상인데, 대통령 후보가 (이런 식으로) 언급하는 건 비극적인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두뇌 부상은 농담으로 말할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타 스포츠 종목에 비해 선수들 간의 물리적 충돌이 잦고 강한 NFL에서 뇌진탕 문제는 큰 이슈다. NFL 사무국에 따르면 2015년 발생한 뇌진탕 발생 건수는 271건으로 전년대비 35%가 증가했다. 또 NFL에 활약하다 은퇴한 선수들이 3명 중 1명꼴로 심각한 뇌진탕 후유증을 겪을 정도로 문제는 심각하다.
과거에는 NFL 선수들 사이에서 뇌진탕 증상으로 경기에서 빠지는 것이 나약한 모습이라는 분위기가 조성돼 참고 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리그 차원에서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선수들 사이의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김영준인턴기자 gogundam@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