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삼성물산·SK하이닉스·네이버 "시총1위 삼성전자 다음은 바로 나"

현대차 조업차질 등 악재

시총 30조 못미쳐 5위로

삼성물산 등 기관 매수에

네이버 자회사 성장 호재

제2대장주 경쟁 치열해져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놓고 상장사들이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부동의 2~3위 자리를 지키던 현대자동차가 실적 부진, 파업 등의 악재로 5위까지 밀려나면서 삼성물산(028260)·SK하이닉스(000660)·네이버 등이 기관투자가의 교체매매를 바탕으로 ‘제2의 대장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005930)를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주의 춘추전국시대인 셈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005380)의 시가총액은 29조2,968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5위로 밀렸다. 17일 임금협상 타결 조인 소식에도 주가가 소폭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 3월 16만원에 육박했던 주가는 13만원대를 간신히 유지했다. 코스피 시총 순위에서 줄곧 2위였던 현대차는 지난해 서울 삼성동 옛 한국전력(015760) 부지를 10조원대에 사들이며 고가 매수 논란으로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후 힘을 잃었다. 최근 조업차질로 3·4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인 1조3,000억원을 하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기관들의 대표적인 교체매매 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달 13일 이후 기관은 현대차를 131만주나 팔아치웠다. 증권사들의 눈높이도 낮아졌다. 미래에셋대우(17만원→15만6,000원), 유진투자증권(20만원→18만원) 등은 이달 들어 파업으로 인한 실적 악화를 우려하며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현대차가 밀려난 자리는 최근 시총 30조원을 넘어선 삼성물산·SK하이닉스 등이 꿰찼다. 공기업인 한국전력을 빼고 시총 1위에 오른 삼성물산의 몸집이 커진 데는 삼성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영향이 크다. 5월만 해도 주가가 11만2,000원에 불과했던 삼성물산은 ‘삼성생명과 물산을 중심으로 전자지주회사와 금융지주회사가 설립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유력해지면서 주가가 상승했다. 특히 7월께부터 삼성전자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4개월 사이에 주가가 45%나 올랐다. 기관은 현대차를 파는 동안 삼성물산을 88만주나 사들였다. SK하이닉스도 시총 2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D램 가격 폭락으로 주가가 내려앉으면서 시총 규모가 한때 20조원대 초반까지 줄었던 SK하이닉스는 최근 D램 가격 상승과 수급 개선 등에 힘입어 지난 한 달 동안 기관이 301만주를 사들이며 15개월 만에 시총 30조원대를 회복했다.


현재 시총 27조~30조원 사이에서 선전하고 있는 네이버도 현대차를 밀어낼 가능성이 크다. 인터넷 대장주인 네이버는 메신저 ‘라인’과 ‘스노우’를 성장시키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미국과 일본 증시에 상장한 자회사 라인의 가치가 부각돼 이달 초 한때 시가총액이 30조원을 넘는 등 재벌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연일 신고가 행진을 벌이던 주가가 최근 조정세지만 3·4분기에도 실적이 어닝 서프라이즈가 예상돼 증권가의 목표주가도 100만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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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최근 악재가 겹치고 있는 현대차와 달리 다른 시가총액 상위주는 실적 개선과 대내외 환경이 우호적으로 개선돼 한동안 순위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하 교보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부진한 내수판매와 지연되는 노사 합의로 연간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며 “다만 4·4분기에는 국내 공장 가동률 상승, 국내외 신차 투입, 원화 약세 가능성 등으로 실적 회복 흐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글로벌 공장 가동률 상향 조정 여부도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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