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지금이 金 싸게 살 기회?...시장 반응 '시큰둥'

美 금리인상 가능성 높아지고

신흥국 수요 줄며 낙폭 커져

금값 온스당 1,250弗 밑돌아

장기 상승추세 아직 유효하지만

반등 확인 후 저가매수 나서야







금값이 온스당 1,250달러를 밑돌면서 ‘금테크족’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금 시세는 장기적으로 상승 추이를 보였지만 최근 들어 달러 강세 기조가 강해진데다 인도·중국 등 신흥국 금 수요가 줄어들면서 낙폭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당수 국내외 전문가들은 여전히 저가 매수를 권하고 있지만 금값 반등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워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금 시장에서 지난 7~9월 3개월간 개인은 89억원어치의 금을 사들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개인의 금 순매수 규모인 98억원에 비해 약 9%가량 감소한 수치다. 시장 관계자는 “올해 초 급등하던 금값이 하락하고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져 개인 투자자도 금 투자를 꺼린다”고 설명했다.

금 상장지수펀드(ETF)도 약세다. 이달 초 1만25원이었던 ‘KODEX골드선물’은 현재 9,000원대 중반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KINDEX 골드선물 레버리지’ 역시 6월 1만5,900원 고점을 찍은 후 현재 1만2,280원까지 떨어지며 우하향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KINDEX 골드선물 인버스’는 금값이 최고치였던 7월 초 5,650원 연중 최저점을 찍은 후 3개월 동안 17% 급등했다.


6~7월까지 역대 규모의 상승세를 보였던 금 투자가 최근 줄어든 이유는 미국 금리 인상이 가시화하면서 국제 금값의 장·단기 전망이 어두워진 탓이다. 금값은 달러가치가 오르면 대체로 약세를 보인다. 미국 달러화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2월 중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에 오름세를 타고 있다. 달러 대비 6개 주요 통화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0월 들어 4%가량 수직 상승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140원까지 치솟았다. 원화가치가 1,140원대로 추락한 것은 3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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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국제 금시세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8월 1,364.40달러였던 국제 금값은 17일 종가 기준 1,253.10달러로 3개월 사이 약 8% 급락했다. 국내 금 시세도 같은 기간 6% 가까이 떨어졌다.

인도·중국 등 신흥국에서 금 수요가 줄어든 것도 금값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2·4분기 중국의 금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4% 줄었으며 올해 8월까지 인도의 금 수입량도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감소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분위기가 금테크족의 투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대체로 국내외 전문가들은 현시점의 금값 하락이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라고 보지만 주요 경제 동향과 금 수급 상황을 지켜보는 신중한 투자 전략이 요구된다. 현재 세계적으로 1950년대 이후 공급과잉 규모가 최대인데다 금융위기 이후 이어져온 각국의 통화완화 정책이 한계에 달해 금 가격 상승 추세가 지속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제시되기 때문이다. 홍성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 완화정책을 보면 금 가격 상승이 멈출 것이라는 견해에 일견 타당성이 있지만 최근 급값 하락 폭이 과도한 경향이 있다”며 “매수를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장기 상승 추세가 유효해 저가 매수 전략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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