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청와대 엿보기]朴대통령, 수석회의 전격 연기 왜

"북핵·경제해법 집중" 밝혔지만

21일 대통령비서실 국감 김빼기

회고록 공격준비 등 시간벌기도

서울 광화문에서 바라본 청와대./서울경제 DB서울 광화문에서 바라본 청와대./서울경제 DB




17일 열리기로 예정된 대통령 주재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가 이날 오전 급거 취소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청와대 측은 “박근혜 대통령이 북핵과 경제위기 대응에 고심하느라 수석비서관회의를 취소했다”고 밝혔지만 어떤 ‘정치적 전략’을 바탕으로 회의를 연기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청와대 안팎에 따르면 이날 연기된 수석비서관회의는 20일에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은 대통령비서실을 상대로 한 국회 운영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열리기 하루 전날이다.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들이 출석하는 이날 대통령비서실 국감은 여야 충돌의 클라이막스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하루 앞두고 박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를 통해 지나친 정쟁을 우려하는 메시지를 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박 대통령이 ‘안보·경제 비상시국에 국회가 정쟁에 휩싸여 사상 최악의 국감을 기록했다’는 식으로 비판할 경우 다음날 청와대 비서실 국감은 아무래도 김이 빠질 수밖에 없다.


정치권의 또 다른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회고록으로 촉발된 지난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과정 의혹을 반격의 재료로 쓰기 위해 시간을 벌려고 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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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아직 당시 벌어진 일의 사실관계가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다. 청와대는 사건의 윤곽이 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나기를 기다린 뒤 20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번 일을 본격 비판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가 논란의 한복판에 서서 야당을 ‘북한 눈치 보는 세력’으로 몰아 정쟁을 주도할 경우 최순실씨 의혹 등에 따른 불리한 입장에서 일거에 탈출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날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번 일에 대해 “사실이라면 매우 중대하고 심각한, 충격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날 “사실이라면 심각한 일이지만 청와대가 입장을 낼 사안이 아니다”라며 거리를 둔 것과 달리 이날은 공식적인 우려를 표명했다. 사실 여부가 명확해지는 순간 비판 수위를 본격 높이겠다는 예고나 다름없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박 대통령이 21일 비서실 국감 이전에 우병우 민정수석을 인사 조치하기로 방침을 확정했고 이 때문에 이날 수석비서관회의가 연기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정연국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우병우 수석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는 한 매체 보도에 대해 “전혀 사실과 다르다. 유감”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언론 보도에 대해 유감을 표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여야 3당 대표와의 만남에서 우병우 수석 문제에 대해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자”고 말한 바 있다.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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