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성과급 작년만큼 주겠다는데 몽니 부리는 '정유 빅4' 노조

노조 "상반기 최대실적 냈으니

기본급 인상해달라" 요구에

사측 "호실적은 유가상승 때문

연봉 인상까진 어려워" 맞서





정유업계가 내년 임금 인상안을 두고 몸살을 앓고 있다. 정유 빅4(SK이노베이션·GS칼텍스·S-OIL·현대오일뱅크) 노조가 사상 최대 실적에 걸맞은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올 상반기 실적은 유가 상승과 같은 일시적 요인에 따른 ‘알래스카의 여름’과 같은 성과여서 이를 바탕으로 임금을 크게 올려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있는 탓이다.


정유사들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기본급 인상 대신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으나, 노조는 일회성 보너스 대신 누적으로 임금이 상승하는 기본급 인상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자칫 양측의 갈등이 파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유사들은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에 걸쳐 업체 별로 기본급 700~800%에 이르는 성과급을 지급하며 성과급 잔치를 벌인 바 있다.

1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OIL은 올해 임금 협상에서 동결안을 최초 제시한 뒤 노조 측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좀처럼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 1조1,347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해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S-OIL 측은 올해 임협에서 임금동결안을 제시하면서 비상한 위기의식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익은 사상 최대 수준이지만 유가 흐름에 따라 변동성이 커 기초체력이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고 울산에서 5조원에 육박하는 초대형 ‘고도화 석유화학 복합시설(RUC/ODC)’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긴장감을 풀기 어렵다는 사실을 노조 측에 집중 설명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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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1위인 SK이노베이션도 속앓이를 하고 있다.

S-OIL과 마찬가지로 기본급은 동결하는 대신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안을 노조 측에 제시했으나 노조가 이를 거부하고 최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양측이 중노위 조정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밖에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최근 임금 협상에 들어갔으나 아직 합의를 이끌어 내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석유화학 시설은 일반 제조업체와 달리 일단 공장 가동이 멈추면 라인 전체를 다시 뜯어냈다 조립하는 수준의 보수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양측이 한 발씩 물러서는 타협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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