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러시아 "알레포서 공격 8시간 임시중단"…UN "너무 짧다"

EU, 제제논의 앞두고 발표에 저의 의심 "교란작전"

17일(현지시간)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시리아 알레포에서 시리아민간방위대인 화이트 헬멧 소속 대원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어린 여자아기를 꺼내 옮기고 있다. /시리아=AFP연합뉴스17일(현지시간)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시리아 알레포에서 시리아민간방위대인 화이트 헬멧 소속 대원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어린 여자아기를 꺼내 옮기고 있다. /시리아=AFP연합뉴스




러시아 공군과 시리아 정부군이 주민들의 대피를 위해 시리아 북서부 도시 알레포에 대한 공습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17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군 총참모부 작전총국장 세르게이 루드스코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는 20일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8시간 동안 알레포에서 인도주의 휴전을 실시할 것”이라며 “이 시간 동안 러시아 공군과 시리아 정부군은 공습과 다른 공격을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러시아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주민들의 자유로운 통행과 부상자 및 환자 후송, 반군들의 후퇴를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연합(UN)은 이번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공격 중단 시간이 더 길어야 한다고 밝혔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이날 미국 뉴욕 UN본부에서 기자들에게 “어떻게든 폭력과 전쟁을 줄이고 실제로 휴전을 이행한다면, 그것은 매우 환영할만하다”고 면서도 “(구호물품) 트럭이 (알레포로) 진입하려면 공격중단 시간이 더 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엔 관계자들은 구호물품의 반입을 위해 일주일에 48시간 동안의 공격 중지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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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오는 20~21일 양일간 회원국 정상회담을 열고 시리아 내전과 러시아 제재를 논의할 예정인 유럽연합(EU)은 이번 발표에 대해 저의를 의심하고 있다. 한 EU 고위 관리는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의 휴전 발표가 러시아와 시리아를 제재하려는 논의의 물을 흐리려는 목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가 열리는 시점에 휴전을 발효하는 것이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EU 차원의 제재가 이뤄지려면 회원국 전원이 동의해야 한다.

이날 EU 외무장관들은 룩셈부르크에서 회동한 뒤 발표한 성명을 통해 “(알레포의) 병원과 의료 인력, 학교 및 인프라 시설 등에 대한 고의적 공격과 통폭탄, 집속탄, 화학무기 등의 사용은 (시리아) 내전의 재앙적 악화를 초래하고 있으며 이는 전쟁 범죄로 간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리아 반군 누르 알 딘알 진키의 대변인도 “러시아를 믿을 수 없다”며 공격을 일시 중단하겠다는 발표를 의심했다. 그는 “기존에 러시아가 제시한 소위 인도주의 통로에는 하나도 빠짐없이 저격수가 투입돼 노리고 있었다”며 “기다렸다가 극단주의자들만 남았다고 주장하며 더 강력하게 폭격을 퍼부을 술책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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