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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두 번째 스물' 이탈리아에서 만난 한국형 비포선셋(종합)

서로에 대한 사랑만으로 충분했던 20대, 사랑 대신 의무감으로 버티는 40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을 일주일간 순수했던 과거의 사랑을 만난다면 과연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또 어떤 이야기를 하게될까.

17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두 번째 스물’의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박흥식 감독과 주연배우 김승우, 이태란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두 번째 스물’은 20대 뜨거운 사랑이었던 두 남녀가 40대에 운명적으로 재회한 뒤 일주일간 이탈리아 여행을 하며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사랑은 물론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40대 남녀의 진솔한 대화를 통해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담아냈다.

사진=민영화사사진=민영화사


영화의 소재는 사랑이다. 불같았던 20대의 사랑이 40대에 어떻게 기억되고 있는지 여행을 통해 돌아보며 사랑에 대한 본질적인 의미를 찾아간다. 박흥식 감독은 “중년 정도가 돼야 사랑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그때는 사랑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그런 안타까움을 담았다”고 말했다.

작품은 주인공인 김승우와 이태란을 중심으로 흐른다. 둘의 관계에 끼어드는 인물도, 갈등요소도 없이 대화를 따라 이들의 첫 만남부터 이별, 현재까지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비포선셋’과도 유사하다.


장면의 대부분이 해외 로케이션인 덕분에 배우들의 호흡과 감정이 인상적이다. 배우들은 맞춤옷과도 같은 캐릭터를 입었다. 박흥식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남자 주인공은 김승우를 생각했다. 시나리오에 가장 적합한 배우였다. 여자 주인공은 톡톡 튀면서도 지적이고 중성적인 느낌을 원했는데 이태란 밖에 생각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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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배우도 상대역에 대해 만족했다. 김승우는 “친구들에게 이태란이 캐스팅 물망에 올랐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첫사랑 역할에 딱 인거 같다고 말하더라. 촬영 전부터 느낌이 좋았다”면서 “워낙에 성실하고 성격이 좋아서 그 힘든 촬영 다 이겨내고 즐거운 마음으로 촬영을 했다”고 말했다.

이태란은 “남자 캐릭터가 김승우 선배라는 이야기를 듣고 믿고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정통 멜로는 경험이 없어서 두려웠다. 김승우 선배만 믿고 갔다”고 덧붙였다.

사진=민영화사사진=민영화사


이야기의 배경은 이탈리아다. 토리노영화제에서 수상 경험이 있던 박흥식 감독이 영화제 측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기획하게 됐다. 그러나 정작 여행지는 환상적이었지만 배우들은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고. 김승우는 “바쁜 일정으로 촬영에만 집중하다보니 특별한 느낌이 없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영화를 처음 보면서야 ‘저렇게 멋진 곳에서 촬영했었구나’하는 감흥을 받았다”고 말했다.

과거 연인이지만 현재의 만남이 불륜으로 비춰진다는 점에서 경계하는 시각도 있었다. 김승우는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는 ‘저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극중 인물의 입장만 놓고 보면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고, 이태란은 “나이와 조건이 다른 두 사람이 느끼는 감정에 초점을 맞춰 봐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정통 멜로영화 ‘두 번째 스물’은 11월 3일 개봉한다.

최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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