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전국 첫 지진대피 훈련 가보니]교실 흔들리자 재빨리 책상 밑으로 몸 숨겨

선생 지시따라 학생들 일사불란

연기흡입·완강기 탈출 등 체험도

박인용 장관 "문제 취합 매뉴얼"

19일 304차 민방위 날에 열린 지진 대피 훈련에 참가한 박인용(왼쪽) 국민안전처 장관이 세종시 한솔초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책상 밑으로 몸을 피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안전처19일 304차 민방위 날에 열린 지진 대피 훈련에 참가한 박인용(왼쪽) 국민안전처 장관이 세종시 한솔초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책상 밑으로 몸을 피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안전처


“여러분 빨리 책상 밑으로 숨으세요.”


19일 오후2시1분 세종시 누리로에 있는 한솔초등학교. 수업 중이던 3학년 가람반의 정경숙 선생님이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21명의 학생은 재빨리 책상 밑으로 몸을 숨겼다. 이후 교내 방송이 지진 발생 상황을 알리고 학교 운동장으로 대피를 지시했다. 학생들은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책가방으로 머리를 감싸고 빠른 걸음으로 무사히 운동장으로 빠져나왔다. 지난 9·12 경주 지진 이후 지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이날 ‘403차 민방위 날’을 맞아 대규모 지진 대피 훈련이 진행됐다. 우리나라에서 전국 단위로 지진 대피 훈련이 일제히 시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훈련은 전국의 모든 초·중·고등학교를 포함해 공공시설과 일부 민간시설물 등이 참여했다. 한솔초등학교의 경우 인근 10㎞ 지점에서 규모 5.9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가정하에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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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에 참가한 한솔초등학교 3학년 이주경(10) 학생은 “친구들도 지진이 무섭다는 것을 알아서 가방을 머리에 이고 움직이는 것을 귀찮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경숙 선생님은 “얼마 전에 지진 대피 훈련을 처음 했는데 오늘은 두 번째라 그런지 어린 학생들이 더 질서 있게 따라줘서 기특하다”고 말했다. 이날 학생들은 지진 대피 훈련과 함께 이동식 재난 체험 차량을 통해 지진 진동과 연기 흡입, 완강기 탈출, 심폐소생술 등도 직접 체험했다.

훈련 상황 점검을 위해 이날 한솔초등학교를 방문한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도 학생들과 함께 직접 교실 책상 밑에 몸을 숨겨 눈길을 끌었다. 박 장관은 “우리나라 학교 중 내진 설계가 된 곳은 22.6%에 불과해 내진율을 더 향상해야 한다”며 “오늘 전국적으로 시행된 훈련 현장에서 발견된 문제점 등을 종합해 최대한 현실에 맞는 지진 대피 매뉴얼을 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한영일기자 hanul@sedaily.com

한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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