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석달새 지구 한바퀴…현장서 위기 해법 찾는 MK

[Hot이슈메이커] 글로벌 경영 가속 정몽구 회장

유럽·美·中 등 빅마켓 방문

현지 맞춤 디자인 개발 주문 등

中 고위인사와 '관시' 강화도

정몽구(왼쪽)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8일 현대차 창저우공장 준공식 후 창저우 시내 한 호텔에서 자오커즈 허베이성 서기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정몽구(왼쪽)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8일 현대차 창저우공장 준공식 후 창저우 시내 한 호텔에서 자오커즈 허베이성 서기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그룹의 집중 휴가기간인 지난 8월 초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러시아와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 정 회장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현대차 공장을 방문한 데 이어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과 현대차 체코 공장을 연이어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생산 품질을 점검했다. 한 달 후인 지난달 초에는 미국 로스엔젤레스(LA)로 날아갔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 준공식 참석에 앞서 LA에 위치한 현대차 판매법인과 디자인센터를 들러 미국 시장 상황을 체크하고 현지 맞춤형 디자인 개발을 주문했다. 정 회장의 글로벌 현장 경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17일에는 중국 베이징을 찾았다. 현대차의 중국 내 네 번째 생산기지인 창저우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지만 현대차 베이징 3공장을 들러 현장을 점검하는 일도 빼놓지 않았다.

19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8월 유럽과 러시아를 시작으로 최근 3개월 간 주요 생산·판매거점 6개국을 찾아 현장 경영을 펼쳤다. 정 회장이 6개국을 방문하면서 이동한 거리는 총 4만4,000㎞로 지구 한 바퀴에 해당하는 거리다.


글로벌 기업의 총수가 해외 출장을 다니는 것은 특별할 게 없지만 팔순을 바라보는 고령에 매달 출장에 나서는 강행군을 소화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주목받는 행보다. 현대차그룹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글로벌 경기침체 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정면 돌파하겠다는 정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엿보인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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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정 회장이 글로벌 현장 경영에 집중하는 것은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판매 확대를 통해 위기를 정면돌파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노조 파업 등으로 현대·기아차의 9월 누적 판매량은 562만대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연간 판매 목표인 813만대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 회장이 최근 찾은 유럽과 미국·중국은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약 78%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인 점이 눈에 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까지 유럽(7.3%), 미국(2.4%), 중국(6.7%) 등 주요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판매 증가율이 시장 평균 성장률에는 못 미치고 있다. 이들 핵심 시장에서 기회를 잡아야 지속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을 정 회장이 몸소 보여줬다는 평가다.

특히 정 회장은 이번 중국 출장에서 자오커즈 허베이성 서기 등 중국 고위 인사들과 면담을 통해 진출 국가와의 협력 강화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자오 서기는 정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베이징현대가 창저우에 공장을 건설한 것은 기적과 같은 일로 앞으로 창저우시의 이미지 제고와 경제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허베이성의 모든 주민을 대표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정 회장은 “최고 품질로 최고의 상품을 생산해 고객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기업의 당연한 책임이고 현대차의 경영이념”이라고 화답했다.

정몽구(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8일 중국 창저우공장 준공식 후 공장을 둘러보며 생산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정몽구(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8일 중국 창저우공장 준공식 후 공장을 둘러보며 생산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


성행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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