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팝컬처] 흥행과 참패 사이...영화 크라우드 펀딩도 희비

'인천상륙작전' 수익률 25.6%로 대박

'사냥' 목표 관객 못미쳐 50% 투자 손실

'덕혜옹주'는 펀딩 실패했지만 흥행 성공

'걷기왕''환절기''재심' 등도 잇따라 모집

'펀딩' 정착 추세속 수익률은 천차만별



직장인 A씨와 B씨는 올해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 영화에 투자했지만 흥행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A씨는 ‘인천상륙작전’에 투자해 25.6%의 수익률을 거둔 반면 B씨는 ‘사냥’에 투자해 50%의 손실을 보게 된 것. 이들이 투자한 금액은 똑같이 200만원이었는데, A씨가 51만2,000원의 수익을 거둔 것과 달리 B씨는 100만 원을 잃었다.

영화계에 크라우드 펀딩이 붐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


올해는 유독 영화 시장에서 크라우드 펀딩 열기가 뜨거웠다. ‘인천상륙작전’을 시작으로 ‘사냥’, ‘덕혜옹주’, ‘환절기’, ‘걷기왕’, ‘재심’ 등의 영화가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했다. 1%대 초저금리 시대에 은행 예금 이자 수익률로는 원금 보장 정도밖에 되지 않는 요즘 대중에게 친숙한 영화라는 콘텐츠와 ‘크라우드 펀딩’이 소액 투자자들에게 다소 접근하기 쉽고 매력적인 투자처로 인식되면서 시중 자금이 대거 몰려들었다.

그러나 투자의 결과는 천차만별이었다. 크라우드 펀딩에 성공해 투자자들에게 이익을 돌려줄 수 있게 된 영화가 있었는가 하면, 펀딩에는 성공했지만 흥행에 실패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안긴 작품도, 펀딩에는 실패했지만 흥행에는 성공을 한 영화도 나타났다.

우선 펀딩 수익률 25.6%로 올해 최고를 기록하고 있는 ‘인천상륙작전’을 보자. 이 영화의 당초 목표금액은 5억원, 목표관객수(손익분기점·BEP)는 500만 명이었으나 언론배급 시사회 이후 혹평이 이어지면서 투자배급사와 펀딩을 한 IBK투자증권 내부에서도 BEP를 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까지 있었다. 하지만 입소문을 타고 관객수가 700만 명을 넘으면서 314명의 투자자들은 25.6%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게 됐다.


‘덕혜옹주’의 경우는 투자자 65명에 모집금액이 5,530만 원으로 목표액 5억원에 한참 미달해 펀딩에 실패했지만 관객 559만 여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손익분기점은 333만 명으로, ‘덕혜옹주’가 펀딩에 성공했더라면 투자자들은 상당한 수익률을 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반면 ‘사냥’의 크라우드 펀딩은 결과가 좋지 않았다. 처음엔 289명이 투자해 목표액 3억 원을 넘기며 펀딩에 성공했지만, 목표관객 164만 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64만 명 가량을 동원해 투자자들은 50% 가량의 손실을 보게 된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티켓 파워를 가진 배우가 출연한다고 해서 펀딩이 성공하는 것도 흥행에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그러다 보니 배우, 제작자 등 관계자들이 크라우드 펀딩에 조심스러워 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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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크라우드 펀딩의 희비 속에 ‘걷기왕’, ‘환절기’ 등 크라우드 펀딩에 성공한 영화들이 잇달아 개봉을 앞두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심은경 주연의 ‘걷기왕’은 목표액 1억 원 펀딩 모집이 2시간 만에 마감되는 기염을 토했다. 투자자 85명으로부터 1억2,2030만 원을 모은 것. ‘걷기왕’은 관객 45만 명을 넘기면 수익을 낼 수 있다. 45만 명 관객 1명이 추가될 때마다 50만 명까지는 수익률 2.60%, 50만 1명부터 55 만 명까지는 8.2%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으며, 100만 명을 돌파할 경우에는 64.2%의 수익률까지 기대할 수 있다. ‘환절기’ 또한 목표액 1억원의 80% 가량에 해당하는 8,590만원을 54명으로부터 투자받아 펀딩에 성공했다. 손익분기점은 15만 명이다. 강하늘이 출연하는 ‘재심’도 18일 현재 145명으로부터 1억2,110만원을 받아 모집금액 1억3,000만 원의 93%에 달해 펀딩에 성공했다. ‘재심’의 경우는 손익분기점인 160만명 1.4%, 200만명 17.1%, 250만명 36.7%, 400만 명 95.6%의 수익률이 책정돼 있다. 또 모든 투자자들의 이름이 영화 엔딩 크레딧에 기재될 예정이다. ‘재심’은 2000년 발생했던 전북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영화 크라우드 펀딩의 붐에 대한 금융계의 시선도 긍정적인 편이다. IBK투자증권의 한 관계자는 “영화로 대표되는 문화콘텐츠는 대중에게 가장 익숙한 산업이지만 기관이나 소위 ‘큰손’이 아닌 일반 개인의 투자는 어려웠다”며 “또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개인이 소액으로 익숙한 분야에 투자하고 그에 따른 손익을 공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화 ‘재심’영화 ‘재심’


영화 ‘환절기’영화 ‘환절기’


◇크라우드 펀딩이란?

일반 대중으로부터 소액의 자금(10만원~200만원)을 투자 받아 목표자금을 확보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 매체나 유통경로가 아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하기 때문에 ‘소셜펀딩’으로도 불리기도 하며, 일반적으로 목표액과 펀딩 기간이 정해져 있고 익명의 투자자는 자신에게 큰 부담이 없는 소액을 투자하는 형태이다. 또한 일정한 기간 내에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면 펀딩 자체가 무산된 것으로 간주돼 자금 조달이 실패한 것으로 확정된다. 따라서 펀딩을 받으려는 측에서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 사업내용 등에 대해 설득력 있는 홍보를 필요로 한다.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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