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째를 맞은 서경 금융전략포럼을 더욱 돋보이게 한 주인공은 바로 청중이었다. 서울 소공로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을 가득 메운 청중들은 수첩은 물론 팸플릿에까지 내용을 연신 메모했고 강연 슬라이드가 바뀔 때마다 휴대폰 카메라에 담느라 순간 행사장이 셔터 소리로 채워지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400여명의 청중은 이른 시간임에도 강연이 끝날 때까지 집중하며 금융산업의 미래를 고민했다. 행사장은 모든 참석자들이 함께 금융산업에 대해 머리를 맞대는 그야말로 배움과 공감의 장이었다.
신한·KB·농협·BNK금융지주 회장과 산업은행 회장은 맨 앞자리에서 강의에 집중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도 틈틈이 관련 내용을 메모하며 열정적으로 강의를 경청했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신한금융뿐 아니라 모든 금융사들이 최근 화두인 비용 효율화와 디지털화 등에 대해 고민이 깊다”며 “이 같은 금융의 변환기에 시사점을 던져주는 강연이었다”고 전했다.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도 “농협금융도 ‘NH핀테크 클라우드’를 여는 등 핀테크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면서 “코앞으로 다가온 디지털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각 금융사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도 강연 내내 메모하며 연사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이 행장은 “우리은행이 지향하는 생활금융 플랫폼과 강의 내용이 궤를 같이한다”면서 “생활 속에 얼마나 밀접히 금융이 녹아들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테마에 적절한 강의였다”고 밝혔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개방형 오픈 플랫폼은 SC제일은행이 지향하는 방향이자 많은 금융사의 궁극적인 지향점”이라며 “금융의 미래에 대한 고민과, 또 금융 당국이 전환기에서 균형점을 찾고자 하는 노력을 접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금융회사의 미래에 대해 방향을 제시하는 시간이었다”며 “금융산업의 리스크는 총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으로 금융인 모두가 함께해야 할 화두이자 고민”이라면서 현재 금융산업의 과제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조영제 금융연수원장도 “금융업이 앞으로 어떻게 변해야 할지에 대해 큰 그림을 보여주는 시간이었고 또 진웅섭 원장께서 그에 따른 리스크를 정확히 짚어 줌으로써 균형감도 가질 수 있었다“며 ”초저금리 시대에 개별 금융사 뿐 아니라 금융산업 전체에 각성이 필요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가장 젊은 참석자층인 핀테크 업체 대표들도 이번 강연을 경청하며 금융산업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이승행 미드레이트 대표는 “금융이 생활밀착형으로 변화해나가고 있는 요즘, 금융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면서 “진 원장의 강연에서는 국내 핀테크 산업 발전에 대한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행사가 끝난 후에도 이날 포럼의 강연자료를 별도로 보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는 등 포럼의 열기는 이어졌다. /김보리·조권형·이주원기자 bor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