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10명 사망' 관광버스 화재, 버스업체 수사 본격화

21일 운전자 이씨 구속 송치

태화관광과 한국도로공사 수사에 집중

유족, 업체 대표 구속 요구

경찰이 경부고속도로 관광버스 화재 참사와 관련해 소속 업체인 태화관광과 도로 확장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도로공사에 대해 수사를 집중한다.

울산 울주경찰서는 21일 운전자 이모(48)씨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등으로 검찰에 구속 송치하며 운전자에 대한 수사를 일단락했다.


남은 수사는 태화관광과 한국도로공사다.

먼저 한국도로공사는 사고 구간인 경부고속도로 영천∼언양 확장공사를 맡고 있다. 기존 왕복 4차로를 6차로로 확장하는 공사로 2011년 12월에 착공해 올해 말 완공계획이었으나 경주지역 문화재 분포와 발굴이 장기화하면서 2018년 9월께로 완공일정이 늦춰졌다.

공사 기간 중 도로 폭은 3.5m로 기존 3.6m에 비해 좁다. 게다가 갓길이 없어 운전자의 주의를 필요하며, 가드레일은 폭 3.0m에 높이 1.2m의 콘크리트로 설치돼 있다. 이로 인해 이 구간은 최고속도가 80㎞/hr(기존 100㎞/hr)로 제한돼 있을 정도로 위험한 구간이다.


경찰은 확장 공사를 맡은 한국도로공사가 공사 안내판 등을 제대로 설치했는지와 설계도대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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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관광에 대해 경찰은 배차 자료와 소화기 등 안전장비 관리 자료를 확보해 분석 중이며, 전·현직 운전기사를 불러 회사가 안전교육을 제대로 했는지, 무리한 업무 지시는 없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현재까지 각종 언론에 제보된 자료를 보면 태화관광이 안전교육을 소홀히 하고 편법 근무 등을 통해 운전자를 혹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실제 한 내부고발자는 ‘안전교육 소홀’의 증거로 사고 일주일 전 ‘심야운행 기사님께 알립니다. 관계기관에서 연락 오면 OO상무님으로부터 안전운전교육 받았다고 해주세요’라고 적힌 문자메시지(태화관광에서 운전기사들에게 보낸 것)를 공개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한 직원도 “운행시간을 3분만 어겨도 건수마다 30만원을 벌금으로 월급에서 공제하는 횡포를 부렸다”고 폭로하며 운전자를 혹사하는 비정상적인 임금 구조를 문제 삼았다.

이로 인해 유족 등 피해자의 불만이 태화관광으로 향하고 있다. 유가족 대표 진민철(42)씨는 “경찰의 수사와 사회적 비난이 운전기사의 잘못만으로 몰아가고 있다. 분명한 것은 운전기사가 사고를 낼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든 태화관광의 구조적인 문제와 그 회사 대표에 있다”며 법인에 대한 수사를 강조했다.

유족들은 관광버스 회사 측의 과실 인정을 요구하며 현재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고 있다. 특히 활발한 사회활동을 펴고 있으면서도 사고 책임에 소극적인 회사 대표에 대한 구속 요구 목소리가 높다. 태화관광 이진용 대표는 제1대 울산시의회 의원으로 부의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울산지역회의 부의장직을 맡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소속 관광버스 회사와 한국도로공사에 대해서는 압수 분석한 증거자료 등을 토대로 관련자 소환조사 등 계속해서 집중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울산=장지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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