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투자자예탁금 4개월새 5조 급감

하루 거래대금도 한달새 2조 줄어

이달들어 MMF로 12조 넘게 유입



박스권 증시에 지친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돈을 빼가고 있다. 이렇게 빠져나간 자금은 마땅히 갈 곳을 찾지 못하고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금융상품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투자자들의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20일 현재 21조3,227억원으로 전주 대비 1조6,979억원이나 줄었다. 지난 6월17일 26조1,809억원까지 늘었던 투자자예탁금은 4개월 만에 5조원이나 급감했다.


주식 투자자들의 대기자금이 줄어들며 시장 거래대금도 급감세를 보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의 하루 거래대금은 지난달 말 5조7,392억원에서 21일 현재 3조1,298억원으로 오그라들었으며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 역시 같은 기간 7,937억원 줄어든 2조8,227억원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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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예탁금 감소는 증시의 상승세를 예상하고 투자를 늘리려는 투자자들이 줄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시가 좀처럼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주가지수의 상승세를 확신할 수 없는 것이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많은 코스닥시장은 연고점인 7월25일 대비 8.25%나 하락하는 등 약세를 면치 못하며 거래대금도 급감세를 보였다.

갈 곳 없는 자금이 흘러가는 곳은 다시금 MMF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8일 현재 MMF에 순유입된 자금은 이달 들어서만도 12조1,676억원에 이른다. 13조8,000억원이나 빠져나간 지난달과 비교하면 추세가 확연히 반전됐다. 올해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융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처를 못 찾은 자금이 MMF로 몰린 것이다. 특히 이번에 빠져나오는 펀드 자금은 주식형뿐만 아니라 채권형에서도 늘어나고 있다. 올해 채권시장의 강세에 힘입어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던 국내 채권형 펀드는 미국·유럽 등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금리의 변동성이 커지자 자금이 빠져나가는 추세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올해와 내년 초까지는 박스권 상단을 뚫기 쉽지 않아 보인다”며 “최근 유가 상승세나 높아지는 인플레이션 기대치도 기저효과의 결과물이라 전반적 수요 증가는 길면 내년 봄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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