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한국 사람들처럼 어려 보이고 피부가 깨끗할 수 있을까요?” 서양 연예인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꼭 하는 질문이다. 같은 나이인데도 미국이나 유럽 사람이 한국 사람보다 주근깨나 기미가 많고 나이 들어 보이는 탓이다. 재미교포인 샬럿 조와 그의 남편 데이비드 조는 단순히 서양인과 동양인의 유전자 차이일 것이란 생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서양인들에게 한국인의 화장법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24일 서울 강남역 근처에 있는 위워크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만난 샬럿 조 소코글램(SoKoGlam) 공동대표는 “미국에는 세안법이나 에센스 바르기, 팩 사용 등 기초 화장법의 개념이 없다”며 “화장법의 차이를 신기하게 생각해 한국의 화장품을 유통하고 화장 문화를 알리는 스타트업을 세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이라인과 립스틱, 볼터치 등 색조 위주였던 미국 뉴욕의 메이크업 시장에 세안, 스킨, 로션 등 한국식 화장 문화를 소개하면서 샬럿은 ‘K뷰티 전도사’로 떠올랐다. 미국에서 샬럿하면 K뷰티, K뷰티하면 샬럿을 떠올릴 정도로 유명 인사가 됐다.
샬럿은 K뷰티가 성공적으로 미국 시장에 안착하게 된 배경으로 ‘이중 세안법’을 꼽는다. 샬럿은 소코글램을 창업한 후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오일 클렌저로 메이크업을 녹여낸 후 거품 클렌저로 한번 더 씻어내는 한국의 이중 세안법을 소개했다. 이중 세안법을 처음 접한 뉴욕 사람들은 신기해했고 해당 글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소코글램 온라인 마켓에서 판매하는 한국 클렌저 구매로 이어졌다. 그는 “미국 사람들은 집에 돌아온 후 화장을 깨끗하게 씻어내야 한다는 인식이 없었다”며 “마스카라나 아이라인 등을 지우지 않고 그냥 잠자리에 들어 피부 트러블로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중 세안을 한 후 피부가 깨끗해졌다는 후기가 들려온다”고 덧붙였다.
최근에 인기를 끄는 것은 이른바 ‘10단계 피부 관리법’이다. 스킨과 로션이 끝인 미국과 달리 스킨, 에센스, 세럼, 아이크림, 로션, 수분크림, 시트마스크 등으로 이어지는 한국의 10단계 피부 관리법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덕분에 소코글램에서 판매하는 ‘10단계 피부 관리용 패키지’는 200달러의 가격에도 불티나게 팔린다.
소코글램은 올해 매출액이 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비드 조 공동대표는 소코글램의 다음 목표로 아직 1%에 불과한 미국 내 K뷰티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판매하는 한국 화장품의 종류를 꾸준히 늘려갈 것”이라며 “널리 K뷰티를 알려 미국 전역을 이롭게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