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형 광고기업 덴쓰가 오후 10시가 되면 건물 전체를 소등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연말 격무에 시달리던 신입사원이 수면부족을 호소하며 자살한 것을 두고 비난이 쏟아지자, 아예 잔업을 할 수 없도록 조치한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첫 시행일인 24일 오후 11시께 도쿄 시오도메에 있는 덴쓰 본사 빌딩을 방문했을 당시 대부분의 사무실에 불이 꺼져있었다고 25일 보도했다.
덴쓰는 오후 10시가 되면 전체 건물의 불을 끄고 오후 10시부터 익일 새벽 5시까지의 잔업을 전면 금지하도록 결정했다. 또한 직원들이 개별적으로 설치한 사무실 책상 위 스탠드를 켜고 일을 하는 것도 무조건 금지하도록 했다. 덴쓰는 또 그동안 월 70시간으로 정했던 연장근무 상한을 65시간으로 끌어내리는 등 사원들의 근무시간을 최대한 줄여나가기로 했다.
덴쓰 관계자는 “사원의 건강 유지와 노동관련법 준수를 위해 근로 환경 개선에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그 일환으로 24일부터 밤 10시 이전에는 모두 퇴근하도록 하고 사무실 불도 껐다”고 밝혔다.
신문은 덴쓰의 이 같은 결정은 도쿄 노동국 등 관계 당국이 법에서 정한 최대 잔업시간을 넘겨 근무해도 이를 시정하지 않고, 오히려 잔업 기록을 위조하도록 한 회사의 위법한 행동을 파악한 후에야 나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덴쓰 신입사원 다카하시 마츠리(24)는 월 130시간에 달하는 잔업에 시달리다 우울증을 겪고 지난해 12월 25일 아침 사택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 이에 다카하시의 유족은 자살을 과로사로 인정해 달라 노동국 등에 신청했으며, 정부는 “잔업 시간이 월 100시간을 초과하는 등 정신적으로 고통받았다”며 산재를 인정했다. 덴쓰에서는 1991년에도 2년 차 사원이 살인적인 업무량에 시달리다 자살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