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K스포츠 재단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인 검찰이 현 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되고 있는 최순실씨의 태블릿 PC를 확보해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등 관련 파일 내용을 분석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사건 수사팀(팀장 한웅재 부장검사) 관계자는 25일 “어제 저녁 JTBC로부터 삼성 태블릿PC 1개를 수령했다”며 “들어 있는 파일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수사 단서로 삼을 부분이 있으면 수사에 참고하겠다”고 밝혔다.
수사팀은 확보한 파일들을 디지털 포렌식(디지털 자료 분석) 부서에 맡겨 해당 파일들이 실제로 청와대에서 작성된 것인지 여부를 확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식적으로는 수사에 참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대통령 연설문 등이 외부로 유출된 경위 등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전날 JTBC는 최씨가 건물 관리인에게 처분해 달라고 버리고 간 컴퓨터에서 박 대통령 연설문 44개 등 관련파일 200여개가 발견됐다며 최씨가 박 대통령의 각종 연설문을 미리 받아보고 개입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JTBC는 최씨가 각 파일을 받아 본 시간은 박 대통령이 연설을 하기 전보다 앞섰다고 보도했다. 이 문건들 중에는 박 대통령의 지난 2014년 3월28일 독일 드레스덴 연설과 허태열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비서진 대거 교체 내용을 담은 2013년 8월5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이 포함됐다.
JTBC는 최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고영태 씨를 인용, “회장(최순실 씨)이 제일 좋아하는 건 연설문 고치는 일이라고 했다”며 최씨의 ‘연설문 수정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앞서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 21일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최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수정해 왔다는 의혹에 대해 “정상적인 사람이면 그걸 믿을 수 있겠나”라며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얘기”라고 반박한 바 있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