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 출신의 조인근(53·사진) 한국증권금융 상근감사가 현 정권의 비선 실세로 드러난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사전에 받아온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틀째 자취를 감추고 있다.
26일 한국증권금융에 따르면 조 감사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여의도 증권금융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았다. 증권금융 관계자는 “오전 8시 30분경 조 감사가 비서실을 통해 하루 휴가를 신청했다”며 “자세한 사유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휴가를 언제까지 사용하겠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한 만큼 내일 출근 여부도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조 감사는 전날에도 외부 일정이 있다는 이유로 회사에 출근하지 않은 채 휴대폰 등을 통한 외부 인사와의 연락도 끊었다. 그는 지난 8월 29일 증권금융의 신임 감사로 선임된 이후 지난 24일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최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사전에 보고받아 수정해왔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현 정권에서 대통령 연설문 작성을 담당해온 조 감사가 부담을 느껴 출근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올해 사석에서 ‘연설문을 작성해 올리면 이상해져서 돌아온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진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04년 당시 한나라당 전당대회 시절부터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조 감사는 현 정부 출범 이후 3년 5개월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을 지내다가 지난 7월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한 뒤 증권금융 상근감사로 자리를 옮겼다. 금융권 경력이 없는 그가 증권금융 감사로 선임되자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