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대학가 시국선언, "주권을 최순실에게 넘긴 셈" 박근혜 탄핵 촉구

박근혜 대통령이 ‘비선(秘線)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에게 대통령 연설문 등을 미리 전달한 정황이 드러나는 등 국정농단 의혹이 일면서 대학가에선 ‘시국 선언문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26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2016년 대한민국 국민인 우리는 지금 어떤 나라에 살고 있는가”라며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이 그 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면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박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를 통해 ‘최순실이 개인적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했다’며 국정 개입을 인정했으나 이 사안의 본질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며 “대통령을 포함한 관련자들을 성역없이 조사해 국정농단과 국기 문란, 헌정질서 유린 등 현 사태의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화여대는 앞서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각종 특혜 의혹에 휘말린 바 있다. 최경희 전 총장은 평생교육대학 설립 논란에 이은 정유라 특혜의혹에 휘말려 이화여대 130년 역사상 처음으로 중도퇴진하는 불명예를 남겼다.

박근혜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에서도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최순실 게이트 해결을 바라는 서강인 일동’이라고 밝힌 서강대 학생들은 이날 “‘그대 서강의 자랑이듯, 서강 그대의 자랑이어라’ 선배님, 서강의 표어를 더이상 더럽히지 마십시오!”란 제목으로 시국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최순실 게이트는 청와대와 정부의 공식구조를 왜곡한, 국기를 흔드는 중대한 위법행위”라며 “진상규명의 전말이 밝혀져 국민이 대통령으로 납득할 수 없다면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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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학생들도 ‘오늘, 대한민국의 주인을 다시 묻는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지금까지 드러난 의혹이 모두 사실로 밝혀진다면 현 정권은 국민에게 위임받은 주권을 대표자로서 올바르게 행사한 것이 아니라 최순실이란 개인에게 그대로 넘긴 셈”이라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를 위배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국민을 우롱한 최순실 게이트를 엄중히 규탄하며 최순실의 국정개입 및 권력형 비리 사태에 대한 성역없는 특검 수사와 이에 따른 엄중한 책임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부산대 학생들도 시국선언에 동참해 “항간에 대한민국 권력 서열 1위가 최순실이며 박 대통령은 3위에 불과하단 말이 떠돌았는데 소문이 사실로 나타나고 있다”며 “현 사태를 이 나라의 미래세대로서 규탄하고 (박 대통령에게) 정확한 책임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이밖에 한양대와 서울대 등도 최순실 게이트를 비판하는 시국선언에 동참할 계획이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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