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최순실 꿈이 이뤄지는 나라였나"...자괴감·분노 들끓는 민심

[최순실 국정개입 파장...시국선언 잇따라]

대학가 "명명백백히 진상 밝혀야" 성역없는 수사 촉구

시민단체 "불신임 최고조...퇴진 거스를 수 없는 대세"

온라인선 퇴진요구 시위 제안...국회앞 기습시위 시민 체포

이화여대 학생들이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열린 ‘박근혜 정권의 비선 실세 국정농단 규탄 이화인 시국선언’에 참가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대통령을 포함한 관련자들을 성역 없이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연합뉴스이화여대 학생들이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열린 ‘박근혜 정권의 비선 실세 국정농단 규탄 이화인 시국선언’에 참가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대통령을 포함한 관련자들을 성역 없이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연합뉴스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가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인 게 드러나면서 대학생과 교수, 일반시민 등 각계각층의 시국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시국선언들은 정권 퇴진 요구 등의 시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정치적 문제에 한동안 거리를 뒀던 대학가는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 시국선언과 성명을 내면서 술렁이는 모습이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26일 대학 정문에서 시국선언을 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내 꿈이 이뤄지는 나라’라는 슬로건을 내걸었으나 우리는 ‘최순실의 꿈이 이뤄지는 나라’에 살고 있었다”면서 “대통령과 관련자들을 성역 없이 조사해 국정농단과 국기문란, 헌정질서 유린의 현 사태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박 대통령은 국민의 신임을 배신하고 최순실에게 국정을 넘겨 국정을 담당할 자격을 잃었다”면서 “지금 사태를 책임지고 대한민국 국민이 그 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면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하야를 촉구했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최씨의 딸 정유라(개명 전 정유연)씨가 이대 특혜 입학 의혹이 있다며 학교 측에 진상규명을 요구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총학생회도 이날 시국선언을 통해 “최순실 게이트에서 드러난 박근혜 선배님의 비참한 현실에 ‘서강인’은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면서 “선배님께서는 더는 서강의 이름을 더럽히지 말라”고 비판했다.


건국대와 경희대, 동덕여대, 부산대 총학생회도 이날 시국선언에 동참했으며, 서울대와 한양대, 고려대, 동국대 총학생회 등도 27일 시국선언을 예고하면서 최순실 게이트를 겨냥한 시국선언이 대학가에 들불처럼 번져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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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에서는 교수들이 시국선언 동참했다. 성균관대 교수들은 27일 시국선언을 앞두고 사전 배포한 시국선언문에서 “대통령이 권력을 사적으로 남용하고 국기를 문란한 비정상적 사태를 접하고서 교수들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부끄러울 뿐”이라면서 “대통령은 가능한 빨리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을 전부 사퇴시키고 거국적 중립 내각을 구성, 개헌은 물론 모든 국정에 관한 관리를 새 내각에 일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종교계와 시민단체들도 최씨의 국정개입 등을 비판하며 박 대통령의 결단을 요구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비상시국대책회의(시국회의)도 26일 청와대 인근인 서울 종로구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 최종 책임자인 박 대통령은 스스로 국기문란 행위를 자행하고 국정의 책임을 회피했다”며 “대통령직을 수행할 자질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시국회의는 곧 전국 목회자를 중심으로 대규모 시국선언을 할 예정이다.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역시 이날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많은 국민이 대통령 퇴진까지 언급하고 대통령 불신임이 최고조에 이르렀다”며 “박 대통령이 이를 무시하고 지금의 태도를 고수한다면 대통령 퇴진 요구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네티즌들은 온라인을 통해 다가오는 주말인 29일 박근혜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제안하고 있다. 25일부터 각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이번주 말 오후6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정권 퇴진 요구 시위가 있을 예정이니 많은 동참을 바란다는 포스터가 나돌고 있다.

한편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며 기습 시위를 벌인 시민 4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대한민국을 아비규환으로 몰아넣은 권력의 실체가 밝혀졌고 최순실을 정점으로 한 비선 권력이 선명히 드러났다”며 “사유화된 권력이 대한민국의 국정을 좌지우지했다”고 주장했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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