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현대重 '불황형 흑자'...매출 확 줄었다

구조조정 등 비용 절감 효과로

3분기 영업익 3,218억 냈지만

매출은 작년比 2조 넘게 감소

극심한 수주 가뭄에 시달리는 현대중공업의 매출 규모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조정 등 비용절감 효과로 ‘불황형 흑자’는 내고 있지만 글로벌 조선 업황 부진으로 외형이 눈에 띄게 축소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6일 3·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8조8,391억원, 영업이익 3,218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매출액은 20% 가까이 감소했다. 지난해 3·4분기 10조9,184억원이었던 현대중공업 연결 매출액이 불과 1년 만에 2조원 넘게 줄어든 것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글로벌 조선 업황 악화에 따른 신규 선박 수주물량 감소로 매출 규모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의 매출액은 9,265억원으로 역시 전년동기 대비 32% 급감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 조선 3사는 올해 당초 265억달러를 수주 목표액으로 잡았지만 10월 현재 달성률은 22.5%에 불과할 정도로 극심한 수주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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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현대중공업이 3·4분기에 3,000억원대의 안정적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연결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가 945억원가량의 이익을 낸 영향이 크다. 현대중공업 별도 기준으로는 주력인 조선·해양사업을 전부 포함해도 이보다 적은 90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직전 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1,104억원이었다.

현대중공업은 그나마 과거 수주해놓은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선박 건조 비중이 늘고 해양 부문에서도 공정이 안정되면서 흑자를 냈다. 회사 관계자는 “과거 대규모 해양 플랜트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발생했던 공정 지연과 이에 따른 추가 비용 발생 문제가 해소되면서 공정이 안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진기계·건설장비·전기전자시스템 등 비(非)조선 사업에서도 흑자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내년도 저유가 추세가 지속되고 조선 업황에 따른 경영상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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